갤러리 현대가 오는 9월 3일 강남구 신사동에 전시공간 1500㎡ 규모의 강남점을 개관한다. 건평 1,000여평의 5층 건물에 전시장만 450여평을 확보해 “단일 화랑으로는 국내 최대”라는 게 갤러리측의 설명이다. 신사동 가로수길과 청담동 네이처포엠 건물 등을 중심으로 강남권 화랑의 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3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갤러리 현대도 강남시대를 선언한 것. 젊은 잠재 컬렉터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평일(화~금)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로 늦게까지 갤러리를 운영한다. 도형태 갤러리 현대 대표는 “시중 경기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미술시장은 이에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 “강남의 갤러리 현대는 기존의 원로 중견부터 젊은 작가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사간동 두아트 서울(구 갤러리 현대)은 현대미술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글로벌 화랑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남점의 넓은 전시공간에서는 향후 미술관급 대형 전시도 추진할 계획이다. 1970년 인사동 현대화랑에서 시작해 75년부터 사간동에서 국내 상업화랑의 역사를 함께 써 온 갤러리 현대의 38년사를 되짚는 의미로 강남 개관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조명하는 알찬 전시로 기획됐다. 1층에서는 ‘한국 추상미술 1세대-김환기ㆍ유영국’전이 열린다. 전세계적으로 추상화가 주목 받는 가운데 한국적 서정주의 추상의 양대 거목이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특히 두 작가의 전성기 수작들만을 엄선했기에 꼭 봐야 할 전시다. 2층은 ‘김창열과 백남준전’이다.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대표작 10점이 전시되며 ‘TV는 키치’라는 작품은 처음 대중적으로 공개된다. 극사실적 물방울 그림으로 세계 화단에 이름을 알린 김창열 화백은 이번 개관전을 기념해 화사한 색감의 신작을 내 놓았다. 3층 전시장은 ‘단색화’를 주제로 정상화ㆍ이우환ㆍ문승근 전이 열려 절제와 반복을 통한 동양적 미학을 보여준다. 지하 1층은 ‘오치균 산타페 전’으로 작가가 10여년간 몰두해 온 산타페 연작이 전시장 한층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기와 후기 산타페 시리즈에서 변화한 색감과 질감을 비교할 수 있다. 1층 전시는 10월 5일까지, 나머지는 9월28일까지 전시한다. (02) 51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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