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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장르는 단연 회화다. 그러나 미술은 다양한 장르가 있어 안목만 갖춘다면 회화 이외 분야에서도 의외의 수확을 거둬들일 수가 있다. 회화에 이어 점차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장르는 사진. 3년 전만해도 사진은 국내에서 작품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잇따르는 국내 작가들의 해외전시와 아트페어 및 경매에서 좋은 가격에 거래되자 사진작품의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 등 미니멀한 주거환경에 사진작품이 잘 어울려 젊은 컬렉터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가격도 1,000만원부터 2,000만원 정도로 회화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초보 직장인 컬렉터라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한 장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병우의 ‘소나무’ 연작. 2년 전만해도 500만원~1,000만원에 거래되던 그의 작품은 이제 1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작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겠지만 10배이상 가격이 뛴 셈이다. 그 뒤를 이어 디지털 인쇄기법으로 인체에 문신을 묘사하는 김준, 여인들의 나신을 석고 조각처럼 처리하는 데비한, 세트장을 설치하고 인간의 욕망을 그 속에서 연출해 촬영하는 정연두 등 우리 작가들의 작품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사진의 가격이 점차로 오르고 있다. 국제갤러리 전속작가인 정연두씨의 경우 지난 6월 국제갤러리에서 있었던 개인전 당시 가격이 800만원이었지만, 최근 1,200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지난 25일 열린 홍콩크리스티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에서는 데비한의 ‘두미인(Two Graces)’이 추정가보다 두배 이상 높은 가격인 1,900만원에 낙찰됐으며, 산수화 같은 흑백 사진으로 유명한 민병헌의 ‘눈밭(Snow Land)’ 연작 2점이 각각 2,240만원에 낙찰됐다. 또 지난 16일 뉴욕과 20일 런던에서 열렸던 필립스 옥션에서는 배병우의 ‘소나무’ 연작이 1억 4,000만원에 낙찰됐다. 김준의 작품 4점 중 3점이 약 1,200만원에 낙찰돼 사진작품의 투자 전망을 밝게 했다. 사진작품을 고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에디션별로 가격이 다른 데 뒷번호로 갈수록 가격이 비싸고 투자가치도 높다 ▦회화보다 직사광선에 민감하기 때문에 옛날 작품인 경우 보관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 표면에 긁힌 자국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할 포인트다. 공근혜 갤러리 대표는 “해외에서는 이미 사진과 설치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 지난 뉴욕 아시아컨템포러리아트페어에서 사진이 회화보다 더 인기를 끌었다”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사진작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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