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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신중론의 징후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 9월 전략에서 소위 '빠지면 사자'가 아니라 '올라서면 줄이자'로 전략스탠스를 제시한 주요 배경이다.

최근 시장 분위기는 2,000포인트 이상의 방향성과 적극적인 주식비중 확대 스탠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변동성에 대한 프라이싱(pricing)은 마무리 됐다'는 심리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가 결합되면서 신중론자들의 논리와 입김은 상당히 약화됐고 증시하락의 폭도 상당 부분 감내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런 낙관론의 핵심은 유럽과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 개선, 그로 인한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하방경직성 확보가 있다.

특히 2ㆍ4분기 중반부터 불거진 테이퍼링 이슈와 이에 대한 시장 적응력은 소위 붕괴를 바라지 않는 세상의 힘을 보여줬다는 점이 시장참여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즉 '돈 풀기'가 없어도 자생적 회복의 연결고리가 회복됐다는 것이 논리의 핵심이다.

반면 신중론의 핵심은 동일 사항이지만 이를 다른 측면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큰 그림에서 보면 통화정책이 긴축사이클로 접어들었으며 미국 중앙은행과 정책은 자국 중심주의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성장과 위기의 갈림길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파국을 막기 위한 글로벌 공조체제가 균열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선진시장의 회복경로에서 이머징국가와 시장이 이탈하는 것이다.

시장을 너무 낙관적으로,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 다만 '위기는 없다, 변동성은 모두 반영됐다'는 심리적 편향은 경계해야 한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중 미국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는 'know unknowns(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것들)'이 두 단어를 통해 전쟁을 위한 면밀한 조사에도 알지 못하는 변수가 있다는 점을 토로한 적이 있다.

9~10월 증시환경은 여전히'know unknowns'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긴 호흡의 증시방향성 베팅은 유효하다고 보더라도 현실적인 시간지평(time horizon)은 그리 길지 않다. 주가는 심리인가. 물론 동의한다. 최근의 상승분위기와 가격의 변화를 애써 무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역으로 심리가 앞서간 것이라면 고민은 깊어진다. '악재 선반영'의 또 다른 얼굴은 '기대 과잉'임을 잊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대과잉'상황에서 신중론을 위한 밸류에이션 매력도 하락, 실적시즌에 대한 낙관적 기대 등 몇 가지 징후들이 발견되고 있다는 점은 낙관론자일지라도 애써 무시하지 말아야 할 변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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