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나 HMC투자증권 같은 대기업 금융사들이 유치한 퇴직연금의 대부분은 같은 계열사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사 퇴직연금 실적 가운데 계열사 몫이 공개된 것은 처음인데 계열사 간 내부 거래 몫을 빼고 나니 신한은행이 1위로 올라가는 등 은행권이 수위로 올라섰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9조5,923억원으로 전금융사 1위였지만 이중 계열사 몫이 4조7,755억원으로 49.8%에 달했다.
삼성생명은 총적립금 기준으로 2위인 신한은행(6조2,632억원)과는 무려 3조3,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계열사 물량을 뺀 순수 가입자 기준으로 하면 신한(6조960억원), 국민(6조863억원), 우리(5조2,223억원)은행에 이어 4위(4조8,169억원)로 처진다.
같은 삼성 계열인 삼성화재도 전체 적립금 2조1,545억원 가운데 44.4%인 9,558억원이 계열사로부터 받았다.
롯데손해보험은 전체 적립금 7,163억원 중 계열사 물량이 6,726억원으로 계열사 비중이 무려 93.9%에 달한다. 현대자동차 그룹을 뒷배경으로 하고 있는 HMC투자증권도 전체 4조5,101억원 가운데 4조1,045억원(91%)이 계열사 몫이고 현대중공업 계열인 하이투자증권도 9,709억원 중 7,954억원(81.9%)이 계열사에서 나왔다.
반면 은행권의 계열사 물량은 신한이 2.7%, 국민 1.1%, 우리 0.9% 등으로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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