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이 중국 당국의 통화긴축 조치에 발맞춰 잇달아 자기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은행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려면 자본을 확충하든지 아니면 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시중 유동성이 흡수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은행 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자 시중 은행에 무리한 대출을 삼가고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것을 지시해왔다. 중국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58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전환사채의 경우 발행할 때는 회사채로 발행돼 자본 증가가 이뤄지지 않지만 일정 시기가 지나면 회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자본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앞서 공상은행과 중국민생은행도 자기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은행들이 이같이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초부터 대출을 급격히 확대하면서 자기자본비율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행의 경우 지난해 초 13.43%이던 자기자본비율이 이후 대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9월 말 현재 11.63%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 은행들은 당초 대출 증가 목표치인 5조위안보다 2배 가까이 많은 9조5,000억위안을 시중에 풀었다. 올 들어 1월 둘째주까지의 대출도 1조1,000억위안에 달해 지난해 12월의 전체 대출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올 들어서도 은행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향후 잠재 부실대출 가능성이 커지자 당국은 은행에 자기자본을 확충할 것을 지시했다. 금융 당국은 최근 들어 현저하게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는 등 자본적정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부 은행들에 대출제한 지시를 내렸다. 당국은 시중 은행에 자기자본비율을 최소 13%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은행에 자기자본 확충을 요구하는 동시에 지난 12일 지급준비율을 인상함으로써 은행 대출 축소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가격 급등 등 경기과열을 식히기 위해 상반기에 추가로 두세 번의 지급준비율 인상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4ㆍ4분기 중국의 성장률이 10.7%로 두자릿수에 진입하는 등 빠른 경기확장세가 현실로 나타나자 일부에서는 2ㆍ4분기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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