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 학술행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융합에너지콘퍼런스(FEC) 2010에서 핵융합 연구에 대한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입니다."
지난 2007년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핵융합장치인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개발에 성공한 국가핵융합연구소(NFRI)의 이경수(54) 소장은 IAEA FEC 2010을 만 2개월 앞둔 9일 "IAEA FEC 2010에서 우리나라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한 초전도 핵융합장치 KSTAR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전세계에 알리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IAEA 산하 핵융합 분야의 최고 자문기구인 국제핵융합평위원회 의장이자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이사회 경영자문의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 소장은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IAEA FEC 2010 준비에 여념이 없다.
IAEA FEC 2010은 전세계 핵융합 연구개발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여 각국의 핵융합에너지 연구 성과와 비전을 교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 학술행사다. 쉽게 말해 각국 핵융합연구 분야의 선수들이 모이는 '핵융합 올림픽'인 셈. 오는 10월10일부터 엿새간 대전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노벨상 수상자인 라젠드라 파차우리 정부간기후변화패널 의장, 베르나르 비고 프랑스 원자력청장, 핵융합 관련 국제기구 사무총장 등 1,500여명의 세계적 석학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소장은 "2년에 한번씩 열리는 FEC의 개최국으로 선정됐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자체기술로 KSTAR를 개발한 후 핵융합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국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KSTAR 3차 운전 성과도 발표하게 돼 핵융합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나라가 ITER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 핵융합 분야뿐 아니라 세계 선진국의 에너지 개발흐름을 파악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ITER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화석에너지 고갈이 머지않은 상황에서 국제 협력을 통한 미래 에너지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에는 석탄ㆍ석유ㆍ가스 등 에너지가 자원 중심이었다면 이제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지식에너지 중심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국제 협력 프로젝트 ITER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세계 선진국과 전반적인 과학기술의 교류·협력을 통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국제 협력을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은 곧 국가 산업경제의 발전"이라며 "기술력이 풍부한 우리나라가 에너지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관문이 넓어진 만큼 ITER와 같은 국제 협력을 통한 연구개발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경북고,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 텍사스주립대 플라스마물리학박사인 이 소장은 "KSTAR를 국내 기술로 건설하고 실험에 성공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핵융합 연구 분야의 국제적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핵융합 연구의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가 이제 선도국으로 나서며 ITER와 같은 국제 과학프로젝트를 주도하게 된 만큼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래 에너지기술 선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면 에너지 수출국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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