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低價)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인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당 가격이 50달러 내외의 저가 휴대폰 판매를 늘려가면서도 프리미엄 기조를 계속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전세계 휴대폰 시장은 인도ㆍ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 신흥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60%에 달한다. 신흥시장에서의 저가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주문자개발생산(ODM)이나 현지 생산 등을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의 휴대폰 판매 비중을 높여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에서 판매중인 휴대폰 가운데 가장 저렴한 것은 55달러 수준이다. 노키아나 모토롤러의 주력 제품이 30~50달러라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60달러 미만의 저가폰 생산 비중을 전체 생산량의 10~15%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3세대(3G) 휴대폰 공급 프로젝트인 ‘3G 포 올(3G for ALL)’에 참여하는 등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제품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저가(低價)폰’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표시한다. 아직까지 저가폰 시장에서 노키아 등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기 때문에 “저가폰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공언할 입장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확실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은 상태다. 하지만 저가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지금까지 쌓아 올린 프리미엄 이미지에 손상이 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LG전자도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는 데 주력중이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저가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격이 싼 휴대폰을 내놓는 것은 불가피 하지만 기능과 디자인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그대로 고수한다는 의미다. 휴대폰 업계의 관계자는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가격도 비싸고 기능도 뛰어난’ 제품, 신흥시장에서는 ‘가격은 싸지만 기능이 만족할만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이 같은 유연한 전략은 시장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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