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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日 건설업체 부채탕감은 독약될 것

[세계의 사설] 日 건설업체 부채탕감은 독약될 것일본정부가 지난 몇년 간 수조엔을 공공건설에 쏟아부었음에도 불구, 건설업체들이 아직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이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정부에 대량의 부채탕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정말 기도 안찰 노릇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7일 일본의 건설회사인 하자마사는 은행으로 부터 1,050억엔에 달하는 채무를 탕감받았다. 이 회사가 그 대가로 지불한 것은 약간의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약속뿐이다. 이에 따라 다른 건설사들도 이 대열에 잇달아 동참할 것으로 보이며 몇몇 회사는 이미 은행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일본의 백화점인 소고사가 은행에 요청한 부채 탕감이 거절되며 파산을 맞은지 일주일만에 벌어진 사건이다. 건설회사의 이러한 무리한 요구에 대해 은행이 소고사와 달리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권과의 결탁 때문이다. 과잉생산능력과 과다부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지만 여당인 자유민주당의 든든한 정치자금줄이다. 이와 함께 전체 근로자의 10%가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을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다. 위에 언급한 이유들이 최근 일본정부가 상당량의 자금을 공공건설에 추가 투입키로 하는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부가 건설분야에 지속적인 지원을 해주는 이상 건설사를 부도로 몰아 정부의 노여움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 현 일본은행들의 입장이다. 공공건설이 쏠쏠한 이윤을 창출한다는 점 때문에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보아야 한다. 올해 초 전 건설부 장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그리고 어제 일본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공공건설 입찰과정을 조사하겠다고 공표했다. 공공건설지출을 늘리는 것은 단기처방에 불과할 뿐이다. 건설업계가 과잉생산능력, 과도한 인력과 부채를 떠안고 있는 한 이 분야의 기업이윤은 근본적으로 보장될 수 없다. 부채탕감은 단지 문제 해결을 더디게 할 뿐이다. 일본의 은행들은 정치권의 모든 압력에서 벗어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건설사에 대해서는 과감히 부도처리하는 결단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9월 28일자>입력시간 2000/09/29 18:2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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