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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출범] 글로벌 하나 vs 관리의 신한 vs 리테일 KB… 은행 3강 시대 열렸다

KEB하나 토털서비스 추진… 외환·자산관리 시너지 확대

리테일 부문 경쟁력 확보로 핀테크시장 진출도 탄력받아

299조 자산 1위 올라섰지만 체제 안정화까진 시간 걸려

당분간 능력 발휘 쉽잖을 듯

김정태(왼쪽 네번째)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세번째) KEB하나은행장이 노조 및 직원 대표들과 함께 1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출범식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메가뱅크 대열에 합류한 KEB하나은행의 출범으로 국내 금융권에 '은행 삼국지' 시대가 열렸다.

외환 사업과 자산관리(WM) 부문에 강점을 가진 KEB하나은행과 리스크 관리 및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특화된 신한은행, 국내 최고 리테일 고객을 바탕으로 개인고객 부문 최강자인 KB국민은행 간 대격돌이 성사된 셈이다. 무엇보다 최근까지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간 양강 구도로 전개되던 '리딩뱅크' 주도권 싸움의 판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금융사 3강 체제가 한동안 유지될지, 아니면 새로운 서열이 정해질지에 대한 열쇠를 KEB하나은행이 쥔 것으로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시너지 얼마만큼 낼 수 있을까=시중은행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KEB하나은행의 시너지 창출 여부다. 하나금융 측은 이미 통합 전부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임원을 교차발령 내는 방식으로 갖가지 시너지 방안을 실험해왔다. 하나금융 임원들은 성공적 합병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조흥은행과 신한은행 간 통합 과정을 연구하며 시나리오별 맞춤전략을 마련한 상태다.

실제 하나은행은 영업 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기존 하나은행 직원과 외환 거래에 특화된 외환은행 직원들을 활용해 여타 은행 지점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토털 서비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외국환 관련 리스크 관리 등 특화 서비스로 수출입 거래가 많은 중소기업들과의 거래에서 상당한 강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핀테크 관련 시장에서 KEB하나은행이 거둘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통합 출범과 함께 미래금융그룹장 자리를 신설하는 등 핀테크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하나은행은 지난 2000년대 초 금융의 새로운 영토를 개척한다는 뜻을 담은 '알라스카 프로젝트'를 통해 스마트금융 관련 사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용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내놓는 등 핀테크 관련 부문에서는 앞서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정보기술(IT) 관련 서비스에서는 항상 시장을 선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리테일 기반이 약해 오히려 뒤늦은 타행 서비스에 묻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이번 KEB하나은행 출범으로 리테일 부문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핀테크 전략 또한 보다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기존 외환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사업에서도 치고 나갈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중 최대인 20개의 해외지점을 갖고 있으며 오는 2025년까지 전체 당기순이익의 40%를 해외에서 벌어들일 계획이다. 올해 초 새롭게 출범한 중국하나은행은 중국 현지인을 법인장으로 내정하는 등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글로벌 사업은 김정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하나금융지주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KEB하나은행이 이를 하나씩 실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직은 여유 있는 경쟁은행들=경쟁은행들은 KEB하나은행이 이제 막 첫걸음을 뗐기 때문에 조금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자산규모가 299조원에 달해 신한(273조원), 국민(282조원) 등을 제친 업계 1위이기는 하지만 통합에 따른 후유증으로 당분간 제 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타 은행들은 이미 일련의 혼란을 수습하고 체제가 안정화됐다는 점에서 비교적 여유를 갖고 KEB하나은행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3월 서진원 전 행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경우 꼼꼼한 리스크 관리와 최근 멕시코에서 은행업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등 '관리의 신한'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주 회장을 겸하고 있는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은 이른바 KB 사태 등의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말 취임, 이후 강한 영업 드라이브로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석 달여 전부터 하나·외환은행 간 통합을 가정해 대응전략을 세워놓은 상태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출신 직원을 행장 비서실장으로 발탁하는 등 하나·외환은행 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 상당히 노력한 것이 눈에 띈다"며 "다만 점포 통폐합이나 인력 관리 문제, 동일인 여신한도 문제 등 통합과 관련한 비용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위협적인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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