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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사상 최저치 급락
입력2000-09-01 00:00:00
수정
2000.09.01 00:00:00
이용택 기자
유로화 사상 최저치 급락ECB, 31일 금리인상 불구 24%나 하락
「달러화」에 버금가는 기축통화로 발돋움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출범한 유로화가 다시 사상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유로화가치 부양문제가 국제외환시장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유로화가 급락하면서 외환시장 불안이 야기되자 유럽중앙은행(ECB)이 독자적으로든, 아니면 일본은행(BOJ)과 공조체제를 구축해 시장개입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 대장성 재무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유로화가치가 너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특히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달말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기간중 선진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유로화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급락하는 유로화가치 문제가 국제경제계의 주관심사로 부각됐다는 얘기다.
유로화 가치는 유럽경제가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전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더욱이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 억제와 유로화가치를 떠받치기위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는데도 불구하고, 런던 외환시장에서 한때 사상 최저치인 유로당 0.8840달러로 떨어졌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이보다 더 하락한 0.8838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 종가는 0.8878달러로 다소 회복됐지만 전날 0.8924달러에 비해서는 여전히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월 달러화를 능가하는 기축통화로 육성한다는 유럽연합(EU)의 야망을 듬뿍 담고 출범한 유로화는 당시 1.16달러로 시작되면서 EU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현재는 이보다 24%나 하락, 유로화에 대한 EU의 「꿈」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로화 가치가 지난달 31일 다시 최저치까지 떨어진 것은 외환시장 딜러들이 ECB의 금리인상폭이 예상했던 0.5%포인트의 절반에 그치자 유로화를 투매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투매는 이번 금리인상이 유럽지역의 인플레를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부정적인 분석이 작용했다.
한 기관투자가는 『유럽경제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가 없는 성장이다. 유로화 11개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모두 ECB의 목표치인 2%를 넘은 상태에서 ECB는 인플레를 외면했다』고 분석했다.
또 도쿄소재 독일은행 외환전문가는 『미국 금리가 6.5%인 상태에서 유럽연합 금리는 4.5%에 그치고 있어 유럽자금이 미국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면서 『ECB가 시장개입을 통해 유로화가치를 부양하지 않으면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엔화에 이어 유로화가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입력시간 2000/09/0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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