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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그룹 일진의 도 넘은 일감 몰아주기

허정석 대표 개인 소유 일진파트너스 일진전기서 매출 전액 올려 급성장세<br>"오너 배불리기… 물류산업 발전 저해"



'꼬마 재벌의 100% 일감 몰아주기'

일진그룹 계열사로 화물운송 등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일진파트너스가 그룹 주력사인 일진전기로부터 일감 전량을 받고 있어 경제민주화에 정면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위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부의 편법 증여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 사각지대에 숨어 있는 매출 수조대원의 중견그룹(또는 하위 대기업)들이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일진그룹의 이같은 행태는 최근 박근혜정부가 국정철학으로 '대기업 물류회사의 계열사간 30% 거래 제한'등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력 추진하는 것과 배치되는 행태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진파트너스는 지난해 135억여원의 매출 전부를 일진전기로부터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 회사는 2010년, 2011년에도 모든 물량을 일진전기에서 받았다. 계열사인 일진전기가 없다면 아예 존립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다.

일감을 몰아받은 일진파트너스는 매년 급성장을 이루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소 물류회사들이 경기 악화와 경쟁 심화로 먹거리를 찾지 못해 경영난에 시달리는 것과 정반대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90억원에 비해 50%나 늘었고 영업이익도 8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향상됐다.

일진파트너스의 모체는 1996년에 설립된 일진캐피탈이다. 처음엔 금융사업을 했으나 2010년 최대주주가 허진규 회장에서 허정석(43) 대표로 바뀌고, 상호와 사업 내용도 달라졌다. 이때부터 일진전기의 제품 운송 업무를 전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문제는 일진전기가 일감을 더 많이 줄수록 갑부인 허 대표의 재산이 더 늘어난다는 점이다. 그가 비상장기업인 일진파트너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허 대표는 현재 지주회사인 일진홀딩스와 그룹 주력사인 일진전기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업계는 일진그룹이 물류비 절감과 사업비밀 유지를 핑계로 물류 계열사에 일감을 모두 몰아주는 것은 해도 너무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다른 기업의 경우 일감 100%를 몰아주는 경우가 없는데 일진그룹은 눈에 잘 안 띄는 B2B기업이다 보니 정도가 매우 심한 것 같다"며 "결국 물류비용으로 나가는 돈을 다시 오너 주머니에 넣기 위한 차원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런 기업 이기주의가 국내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발전시키는데 저해가 된다"며 "우리나라도 3자 물류 기업을 육성해 페덱스나 UBS 같은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회사가 나와야 하는데 자가물류로 자기들 잇속만 챙긴다면 관련산업 발전은 나 몰라라 하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일진그룹은 이미 수년째 업계과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 별다른 개선방안을 내놓지 않은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규제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위 대기업들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게 유일한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별다른 대책이 없어 뭐라 말하기 힘들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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