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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입안에 번지는 이국의 향기

■ 향신료의 세계<br>동남아·남미 음식점 속속 등장<br>금빛 샤프란 '향신료의 여왕'<br>고수·상차이·팍치는 같은 이름

태국요리 ?c얌꿍

아시아요리전문점 '터치오브스파이스' 라이스앤누들

인도요리전문점 '달' 탄두 탕그리케밥

멕시코요리전문점 '온더보더' 치킨 치폴레 화이타

향신료는 문자 그대로 음식에 맵거나(辛) 향기로운 맛(香)을 더하는 조미료(料)를 일컬으며 주로 식물의 열매, 씨앗, 뿌리줄기, 나무껍질, 꽃봉오리나 꽃술 등 일부분이다. 고추와 마늘 없는 한국 음식을 생각할수 없듯이 각 나라 음식마다 반드시 넣어먹는 향신료가 있다. 맛 뿐아니라 눈으로 보고 향을 음미하는 등 오감으로 즐기는 것이 진정한 식도락이라고 한다면 향신료는 식도락 완성에 빠져서는 안 되는 요소다. 향신료는 무엇보다 식욕을 북돋워주며 육류의 노린내와 생선 비린내 같은 역한 냄새를 없애준다.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상당수의 향신료는 살균ㆍ방부효과가 있어 음식이 쉽게 부패하지 않도록 해준다. 향신료는 특히 동남아시아나 남아메리카 쪽에서 발달한 까닭에 자연스럽게 이국적인 향과 맛을 떠올리게 된다. 최근들어 국내에도 이국적인 맛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동남아시아나 남미 요리를 취급하는 식당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향신료 향이 가득한 레스토랑에서 이국의 맛을 즐기다 보면 '남국의 리조트'가 부럽지 않을 듯하다. ◇향신료의 기원과 역사 최근 고고학적 연구와 발굴로 선사시대에도 향신료가 사용됐음이 증명되고 있다. 기원전 8,000년~5000년 사이 신석기 시대 집단거주지에서 타다 남은 곡물이나 빵 조각들에서 향신료가 발견됐다. 향신료에 대한 최초 기록은 기원전 2800년에 쓰인 이집트의 파피루스와 기원전 2200년경의 수메르 점토판이다. 고대 기록들에 따르면 향신료가 종교 의식에서 향불을 피우는 등 제의용으로도 많이 쓰였음을 알 수 있다. 향신료가 본격적으로 전세계에 퍼지게 된 것은 로마가 팽창하면서부터다. 열대나 아열대 기후에서 잘 자라는 향신료는 인도, 인도차이나반도 등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것들이 많아 유럽인들에게 이국적이면서 동양적인 정취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일명 '스파이스 루트'를 통해 동양에서 유럽으로 향신료를 싣고온 아랍 상인들이 비싼 가격에 판데다 향신료의 원산지를 둘러싼 매혹적인 전설 등에 힘입어 향신료는 유럽 상류층를 자극했다. 로마 귀족부터 시작된 유럽인의 향신료 사랑은 중세 때에 이르러 부와 지위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14세기에 샤프란 500g은 말 한마리 값, 육두구 500g은 황소 6마리 값과 맞먹었다고 전해진다. 고대와 중세의 귀족들은 왜 그토록 향신료에 탐닉했을까. '향신료'(김영사 펴냄)의 저자 이영미 씨는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향신료가 색다른 맛에 갈증을 느끼던 귀족들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는 풀이다. ◇향신료의 종류 ▦고추= 원산지가 라틴아메리카로 9,0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마야와 아즈텍 문명에서 널리 사용됐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딛고 난후 전세계에 퍼졌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불과 400년 전의 일이다. 우리나라 고추는 멕시코가 원조이며 멕시코는 고추 종류만 200 여종이 넘어 종주국으로 불린다. ▦마늘=단군신화에서도 곰이 삼칠일동안 마늘과 쑥만 먹고 웅녀가 된 것처럼 한국의 필수 향신료다.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프랑스 남부 지방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지중해 지역에서도 많이 쓰인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를 건설한 노예들이 체력 보강을 위해 마늘을 먹었으며 투탕카멘 왕의 무덤에서도 마늘이 발견됐다고 전해진다. ▦후추=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향신료 가운데 하나로 인도, 스리랑카가 원산지다. 유럽은 로마시대부터 인도에서 후추를 수입했는데 당시에는 가장 비싸 '향신료의 왕'으로 불렸다. 고기 누린내나 생선 비린내를 없애주며 살균효과가 있어 가공식품에도 널리 쓰인다. ▦샤프란=10만배로 희석해도 금빛이 나 '지중해의 금', '향신료의 여왕'으로 불린다. 샤프란 1kg을 얻기 위해서는 15만 송이의 꽃이 필요한데 전 세계 생산량은 100여 톤에 불과해 가격도 비싸다. 지중해 동부와 소아시아가 원산지로 스페인의 밥 요리 빠에야, 프랑스식 생선수프 '부이야베스', 이탈리아 '리조또' 등 지중해, 중동, 인도의 쌀 요리나 수프에 맛과 색을 낸다. ▦강황=톡 쏘는 매운맛이 나며 음식을 노랗게 물들이는 재료로 쓰여 '동양의 샤프란'으로 불린다. 인도, 말레이시아 등의 쌀 요리나 머스타드 소스에 쓰인다. 특히 인도의 강황은 카레의 주재료이며 강황의 커큐민 색소는 치매 예방과 항암 효과가 있다. ▦커민=미나리과 식물의씨앗이며 지중해 동부, 이집트 북부가 원산지다. 다른 냄새를 모두 감출 정도로 향이 강하며 톡 쏘는 쓴 맛이 특징이다. 아랍 요리 특유의 진한 향이 대부분 커민향으로, 케밥이나 아프리카 전통 음식인 쿠스쿠스, 인도의 커리나 탄두리 치킨 등에 사용된다. ▦팔각(스타아니스)=중국과 베트남이 주산지로 쌀국수의 국물맛을 내는 주재료다. 목련과 상록수의 열매로, 꼬투리가 8개 달린 별 모양을 따 이름을 붙였다. 이뇨 작용, 식욕 증진 등의 효과가 있으며 최근에는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 원료로 알려지면서 약재로서 관심이 높아졌다. ▦고수(팍치)=한국에서는 고수, 중국에서는 상차이, 베트남에서는 영어인 코리앤더로 부른다. 마늘 없는 한국요리를 상상할 수 없듯 팍치 빠진 태국ㆍ베트남ㆍ필리핀 요리도 상상할 수 없다. 고수잎은 혈액의 정화, 살균, 해독, 소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포크라테스는 발작을 가라앉히는데 사용할 것을 권했으며 천일야화에서는 정력제로 극찬했다. ▦육두구(넛맥)= TV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 혀를 마비시킨 바로 그 약재다. 사향처럼 그윽하고 좋은 향이 나지만 독성을 함유하고 있어 미량만 사용해야 한다. 크림소스, 그라탕 등에 맛을 낸다. ▦정향(클로브)=인도네시아가 원산지인 정향나무의 꽃봉오리를 말한다. 육류의 누린내를 제거하는데 효과가 탁월하며 살균, 방부효과가 뛰어나 불순물을 정화하는 필터나 탈취제로도 쓴다. ◇향신료 요리 맛볼수 있는곳 '터치 오브 스파이스(Touch of Spice)'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 요리를 한국인이 자연스럽게 접근하도록 한 '퓨전 푸드 다이닝바'다. 주요 메뉴로는 '말레이시안 치킨 사테(꼬치)'와 '씨푸드 얌운센'(동남아풍 샐러드) 등 스타터(starter), '나시고랭(인도네시안 볶음밥)', '팟타이(태국식 볶음 쌀국수), '싱가폴 에그누들' 등 식사류, '캄보디안 폭립', '타마린소스 쉬림프 앤 파인애플' 등 메인 요리가 있다. 세계 3대 스프로 꼽히는 태국의 ?얌꿍(Tom Yam Goong)에는 갈랑가(태국 생강), 레몬글라스, 라임리브 등의 향신료가 들어있어 얼큰한 국물 맛과 은은히 퍼지는 향이 느껴진다. 태국음식 전문점 '애프터더레인' 안국점의 플랑카 톡짠 조리장은 "태국 요리는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한 독특한 맛이 일품"이라며 "?얌꿍의 ?얌은 단맛, 신맛, 매운맛, 짠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식재료" 라고 말했다. 인도요리 음식점 '달'의 수석 요리사 라왓(rawat)은 "열대 지방에 속하는 인도는 요리에 고수풀, 고추, 커민 열매, 샤프란 등 다양한 향신료를 넣는다"고 설명한다. 인디언 스파이시와 요거트 등 다양한 향신료를 섞어 만든 양념에 재워 탄두리(인도식 오븐)에 구워낸 탄두리 치킨이 대표 음식이며 새우, 닭고기, 양고기, 야채 등을 재료로한 정통 인도 커리도 20여가지나 된다. 포(Pho)'라고 불리는 베트남 쌀국수는 향신료의 집합체라 할만하다.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팔각, 정향, 생강 등을 넣어 육수를 만들고 숙주, 민트, 고수 등을 고명으로 올려 다양한 향신료를 한번에 맛볼수 있다. 베트남쌀국수 전문점 '호아빈'의 주남중 조리팀장은 "베트남 음식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향신료는 팔각으로, 쌀국수 특유의 향을 내는 향신료"라고 설명했다. 정통 멕시칸 식당 '온더보더'에서는 멕시코 고추를 이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고추와 당근, 양파를 식초에 절인 할라페뇨(jalapeno)를 훈제해서 말리면 치폴레(chipotle)가 되는데 치폴레 소스를 이용한 온더보더의 대표 음식이 '치킨 치폴레 화이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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