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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떠밀려 묶인후 곳곳서 파열음

등떠밀려 묶인후 곳곳서 파열음■통합 법인들 빅딜 후유증 중공업 빅딜로 인한 통합 후유증이 심각하다.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했다」는 말도 나오는 지경이다. 발전설비 보조기기 사업영역을 둘러싼 한국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갈등은 선박엔진 통합법인인 HSD엔진 경영권 다툼으로 확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외자유치가 7개월 이상 늦어지고 있고 출범 1년이 지난 한국철도차량은 이관 부실채권 처리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업계는 이른 시일 내에 중공업 빅딜로 통합된 4개 사업들이 경영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사들을 조정·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리한 빅딜 추진이 원인=중공업 빅딜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자 업계는 정부가 빅딜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이 화근이라고 비판한다. 참여사들이 부실사업을 넘기면서 부채를 축소·은폐한 것도 경영정상화를 지연시킨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HSD엔진은 한중과 삼성만이라도 우선 참여하라는 정부의 의사에 따라 지난해 12월30일 급작스럽게 설립됐다. 발전설비도 삼성이 일부 보조기기 부문만 한중에 넘기면서 사업영역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태를 꼬이게 만들었다. 한국철도차량도 참여사들이 철차사업과 무관한 부채를 넘기고 채권단의 실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통합 후 재실사와 부채처리에만 1년여를 소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빅딜 성사를 하나의 정책실적으로 생각하면서 업체들의 이해관계를 세세하게 조율하지 못했다』며 『사업을 이관시킨 현 상황에서는 업체들이 자신의 이익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업차질 심각=HSD엔진은 지난 7일 대우를 참여시켜 5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증자하기로 한 계획이 지연되면서 창원의 2개 공장에 대한 시설보완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조선업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돼 엔진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산 중고 선박엔진의 수입이 증가하는 등 공급부족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HSD엔진이 조기에 경영정상화가 되지 않으면 엔진공급이 선박수주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한국철도차량은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 등 3사의 철차사업이 모여 지난해 7월 출범한 이래 노조가 아직 3개로 나뉘어져 있는 등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통합 작업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1,284억원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처리하지 못해 신규자금 조달은 완전히 막혀 있다. 500억원의 증자와 1,0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 방침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외자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대우중공업·삼성항공·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동등 지분으로 모두 2,892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10월 출범하고 99년 내 2,0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기로 했었다. 보잉-BAE시스템스 컨소시엄이 35%의 지분참여와 함께 특별결의 등 경영권 참여를 요구, 1차 협상 시한을 넘기고 협상을 재개했지만 아직은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외자유치와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5,000억원의 부채규모를 80%선으로 축소하려던 방침은 빗나가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정부의 실적주의 정책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결국 정부가 앞장서서 해결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산자부가 빅딜을 추진할 때는 주도적으로 나섰다가 문제가 생기니까 책임을 회피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한중과 삼성의 갈등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산자부가 합리적인 중재안으로 양사를 설득하지 않을 경우 사태는 악화일로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국철도차량에 대한 금융지원도 조속히 요구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금융지원이 병행돼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도 저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며 『하나의 사업으로 생존해야 하는 만큼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정부의 지원이 지속되지 않으면 부도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주기자YJCHO@SED.CO.KR 입력시간 2000/07/17 18:0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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