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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메이저 휴대폰 제조사와 독자 개발한 스마트폰용 터치스크린패널(TSP) 공급에 대한 문제를 헙의 중입니다."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는 29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자사 중앙연구소에서 기자와 만나 "자체 개발한 TSP는 소재 절감과 공정 생략으로 기존 제품보다 원가가 훨씬 저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휴대폰 메이커들이 같은 기술력이면 원가가 싼 제품을 선호한다"며 "내년 이 제품이 상용화되면 올해보다 두 배가량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크루셜텍은 전 세계 옵티컬트랙패드(OTP)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다. OTP는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휴대폰 화면에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입력기기로 PC의 마우스와 같은 기능을 한다. 지난 2005년 세계 최초로 OTP를 개발,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RIM, HTC 등 세계적인 휴대폰 메이커에 납품하면서 매년 급성장을 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1ㆍ4분기 850만개이던 OTP 출하량이 2ㆍ4분기 1,320만개, 3ㆍ4분기 2,080만개, 4ㆍ4분기 2,250만개 등으로 수직 상승했고 올 들어서도 매 분기 2,500만개로 늘어났다.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손가락 움직임으로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OTP의 지속 성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고 아이폰이나 갤럭시 등 대표적인 스마트폰이 아직 이 회사의 제품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안 대표는 "해외 피처폰의 OTP 채용이 늘어나면서 OTP 출하량은 우려와 달리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신성장 사업인 발광다이오드(LED) 플래시 모듈 매출도 증가해 전체 외형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형 성장이 과거처럼 급성장은 아닐지라도 정체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카메라폰에 쓰이는 플래시 모듈의 매출은 올 3ㆍ4분기 누적 기준 2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43%나 증가했다. 그러나 OTP 하나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안 대표가 2년 전부터 아이폰의 터치감보다 더 민감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제어가 가능한 TSP에 대한 준비에 돌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안 대표는 "매년 성장하지 않는 회사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며 "지금까지 크루셜텍은 매년 두 배씩 성장해왔는데, (정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TSP를 통해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크루셜텍은 천안공장에 월 60만개의 TSP 생산능력(2개 라인)을 갖추고 조만간 시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자체 개발한 TSP는 센서 감도가 뛰어나고 원가가 기존 제품보다 저렴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신개념 터치 모듈인 TSP 비즈니스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현재 이달 들어 19거래일 동안 기관이 12거래일 순매수하는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우창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루셜텍의 TSP는 한 장의 투명전극필름(ITO)에 한 번의 패터닝으로 터치 모듈을 구현해 기존 터치 모듈 대비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고객사로 성공적 납품이 이뤄질 경우 실적 급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크루셜텍은 이 밖에도 OTP를 탑재한 스마트TV용 리모컨 개발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성장동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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