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제조ㆍ설치 분야에서 잔 뼈가 굵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단체수의계약 폐지, 대기업의 공세와 건설경기 침체, 원자재값 급등이라는 '4중고'를 헤쳐가기 위해 사업조합을 결성,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광엘리베이터 등 7개사와 신우프론티어 등 6개사는 지난해 말 각각 한국승강기사업협동조합과 대한엘리베이터사업협동조합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적격조합' 확인을 받았다. 두 사업조합은 부품ㆍ설계를 표준화하고 기술개발, 영업ㆍ마케팅에서도 공동전선을 펼쳐 국내 승강기 시장의 85% 이상을 휩쓸고 있는 오티스ㆍ티센크루프동양ㆍ현대엘리베이터 등 대기업과도 경쟁한다는 목표다. 한국승강기사업조합에는 지난 2002년부터 부품 공동구매 및 공동브랜드 사업을 추진하던 15개 기업 중 7개사가 참여했다. 내달 조합 및 공동브랜드 '반디엘리베이터' 홈페이지도 오픈할 예정이다. 신종만 이사장은 "설계ㆍ부품 표준화 및 자체 공장 설립 문제를 추진 중이며, 당분간 조합을 통한 팀 플레이와 개별 조합원들의 단독 플레이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동 브랜드로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아파트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며 "계약을 따낸 조합원에 대한 인센티브 수준, 공동제작시 매출ㆍ이익 배분방식, 다른 조합원의 특허 사용료 등은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인 대한엘리베이터사업조합도 설계ㆍ부품 표준화와 공동 기술개발을 통해 시장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정한모 이사장은 "최근 일부 조합원의 베테랑 엔지니어 2명을 차출해 상근직원화, 설계ㆍ부품 표준화 및 공동 기술개발과제 선정작업에 착수했다"며 "고유기술 개발 및 특허ㆍ실용신안 출원, 정부의 신기술ㆍ품질인증을 거쳐 공공기관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납품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사업조합이 화물ㆍ장애인용 승강기나 기계실없는 승강기(MRL) 등 저마다 비교우위를 가진 회사들로 구성돼 조합원간 이해상충을 피하고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소기업간 컨소시엄 형태여서 기술력ㆍ마케팅력ㆍ브랜드 파워의 열세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