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핵심인 L투자회사와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를 모두 차지한 상황에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어떤 반격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총 소집을 주도한 신동빈 회장 측이 주총 의결에 필요한 지분 3분의 2를 확보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신 회장이 제안한 안건을 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20일 이상 끌어온 이번 분쟁의 향배가 일단락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홀딩스 주총의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지배구조 관련’ 두가지다.
이사 해임 등 민감한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지만 주총에서 이 두 가지 안건만 다룰 경우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원톱 경영’을 공고히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도 반격할 카드는 있다. 최근 신동빈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한국롯데의 순환출자고리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이 신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줄 공산이 크다. 또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위임장도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롯데홀딩스의 주주 구성은 고준샤(光潤社)와 종업원 지주회, 이사진 및 계열사가 30%씩을 보유하고 있고, 신동주·동빈 형제가 각각 2%가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종업원지주회와 이사진 및 계열사를 우호 지분으로 보고 최대 70%의 지지를 자신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큰 고쥰샤와 종업원지주회를 우호 지분으로 간주해 역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6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향했다. 하지만 지난달 신동빈 회장 해임 시도에 나설 때 동행했던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누나 신영자 이사장은 함께 출국하지 않았다.
이번 주주총회는 이른바 형제의 난에서 부자 간의 난으로 번진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표 대결이라는 점에서 롯데그룹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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