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세가 코스피지수 1,700포인트선에서 주춤해진 가운데 채권 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 편입 첫날인 2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4.21포인트(0.25%) 내린 1,695.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12거래일째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는 있으나 매수 강도는 훨씬 약해졌다. 이는 지수 편입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최근 단기급등하자 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채권형 펀드의 경우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으며 외국인들도 최근 채권 현ㆍ선물 시장에서 쌍끌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매수 규모는 감소=FTSE 선진지수 편입 첫날인 21일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지난주보다 줄어들었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4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들이 매입을 확대한 지난 11일간의 평균 매수대금(4,26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매수 규모가 줄어든 것은 외국인들이 지수 편입에 앞서 선취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진데다 주도 업종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에 대한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코스피지수가 1,700포인트선을 넘어서기보다는 당분간 횡보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채권 투자 수요 늘어=최근 들어 채권에 대한 수요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14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채권형 펀드에는 총 9,26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ETF 포함)에서 ▦국내 1조2,772억원 ▦해외 1,161억원 등 1조3,93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채권형 펀드는 주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하기 때문에 사모펀드 형식을 취한다. 국내외 사모 채권 펀드 설정액은 8월 말 35조1,754억원에서 이달 18일 현재 36조3,822억원으로 1조2,068억원 늘어났다. 외국인들도 채권 매입에 적극적이다. 이달 14일부터 18일까지 1조2,600억원의 통안채를 비롯해 모두 1조7,600억원의 현물 채권을 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약 1만7,000계약을 순매수하며 채권 가격 강세를 견인했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금리도 10일 '이성태 쇼크'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3년물의 경우 10일 금리가 4.5%로 급등했으나 21일에는 4.43%로 떨어졌고 회사채(AA-)도 5.67%에서 5.58%로 내려갔다. 채권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일부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주가급등으로 주식보다는 채권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투신운용의 한 채권 펀드매니저는 "정책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당장은 높지 않은데다 국고채 금리가 은행 금리보다 매력적이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신규 자금을 주식보다는 채권 쪽으로 배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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