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IBK챔버홀 등 신축 공연장에 기업이름 붙는 곳 늘어<br>공연계는 후원 자금 안정적으로 확보 기업들은 장기간 브랜드 노출 '윈윈'
| 신세계스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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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엑스아티움현대아트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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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4일 개관하는 한남동 '블루스퀘어'의 운영법인인 인터파크씨어터는 뮤지컬홀과 콘서트홀 명칭을 앞으로 5년간 각각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뮤지컬 전용극장)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콘서트홀)로 사용하는 네이밍 스폰서십을 최근 체결했다. 구체적인 후원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극장 규모의 후원 금액이 연간 5억~10억원선임을 감안할 때 수십 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사업비 600억 원이 투입된 블루스퀘어는 1,6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홀과 1,268석(스탠딩 3,000석 수용)의 콘서트홀 등 2개 건물이 들어선다.
최근 들어 공연장 신축이나 리노베이션 과정에서 대기업들이 네이밍 스폰서십(Naming Sponsorship)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기존에는 '○○음악회'처럼 특정 프로그램에 후원 기업명을 붙이는 방식에 그친 데 비해 최근에는 건물 신축이나 리노베이션처럼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경우에 네이밍 스폰서를 자처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기업 메세나(문화예술후원) 방식이 바뀌고 있는 것.
공연장 입장에서는 대규모 후원 자금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약정 기간 동안 자사 이름의 노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기업들의 공연장 네이밍 후원 역사가 깊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카네기홀은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지원으로 1891년 건립됐다. 링컨센터 안에 자리한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용홀은 1973년 오케스트라의 에이버리 피셔 이사가 건립 기금으로 1,05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현재 에이버리 피셔 홀(Avery Fisher Hall)로 불리고 있다. 2008년에는 미국의 석유재벌 데이비드 코크가 뉴욕주립극장 리노베이션에 1억 달러를 지원하면서 데이비드 H.코크 극장으로 이름붙여졌다.
최근들어 예술의전당도 이 같은 네이밍 스폰서십이 활발하다. 지난 5일 예술의전당에 632석 규모의 실내악 전용 공연장인 IBK챔버홀이 문을 열었다. 콘서트홀이 오케스트라 공연에 최적화해 만들어졌다면 실내악 공연장은 독주ㆍ실내악ㆍ관현악 등 다양한 연주를 소화할 수 있는 음향 시설을 갖췄다. IBK챔버홀은 지난해 김장실 예술의전당 사장과 윤용로 IBK 전 행장이 만난 자리에서 김 사장이 공연장 후원을 제안했고 평소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윤 전 행장이 공사비 총 45억원을 지원키로 하면서 결실을 맺었다는 후문이다.
지난 8월 12일 예술의전당 야외에 선보인 '신세계스퀘어'도 공사비 5억여 원은 신세계가 부담했다. 1,363㎡ 규모의 야외 공연장에 551㎡ 크기의 무대와 900석 규모의 잔디 객석으로 구성돼 있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의 리모델링은 공사비 245억 원 중 150억 원을 CJ그룹이 지원하며 내년 12월 'CJ토월극장'이란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연다. 당초 'CJ씨어터'란 이름으로 뮤지컬 위주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예술계의 반발로 원래 이름에 CJ를 붙이면서 뮤지컬뿐 아니라 순수예술도 지원키로 했다
코엑스 아티움은 올 2월부터 2년 동안 현대자동차로부터 연간 5억 원의 후원금을 받기로 하고 코엑스아티움현대아트홀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국립극장 부속 야외극장이었던 하늘극장도 KB국민은행의 지원을 받아 2008년 4월부터 'KB청소년하늘극장'(732석)으로 재개관했다.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역도경기장은 우리은행의 지원을 받아 뮤지컬전용극장으로 리모델링해 2009년 11월부터 '우리금융아트홀'(1,184석)로 운영되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공연장 입장에서는 네이밍 스폰서십을 통해 안정적인 극장 운영 비용을 확보하면서 양질의 공연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기업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브랜드 마케팅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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