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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 상속 목적 투자 문의 이어져

■ 주택대출규제 완화… 강남 부동산시장 살펴보니

증여세 등 세금 납부 유리

집주인 매도 호가 올리고 매수자와 힘겨루기 돌입


경기도 일산신도시에 사는 A씨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에 대한 완화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현재 2억3,000만원짜리 전세를 사는 A씨는 집주인이 전셋값을 3억원으로 올려달라고 하자 아예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인근 중개업소를 둘러보니 일산신도시 문촌마을 아파트 130㎡형 급매물(4억1,000만원)이 적당해 보여 은행에 대출을 문의했다. 하지만 은행으로부터 자기자본 1억1,000만원 외에 필요한 3억원을 대출받게 되면 LTV가 73%가 돼 대출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LTV가 집값의 70%까지 완화되면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 있게 된 것. A씨는 "LTV가 60%로 묶여 있을 때는 집 사는 것을 포기했지만 LTV 완화로 추가 대출이 가능해진 만큼 다시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완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대출과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집주인들도 호가를 높이고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매수 희망자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거래 당일 호가가 뛴 매물을 매수자가 서둘러 계약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출 규제 완화로 시장 심리는 분명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휴가철이 지나면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서울 강남권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대출 규제 완화가 시행되면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일제히 높이고 있다.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져 매수세가 늘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56㎡ 급매물의 경우 최근 집주인들이 9억4,000만원이던 매도호가를 1,000만원 정도 올렸다. 또 서초구 서초동 삼호가든4차 102㎡는 지난달 중순 8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매도호가는 2,000만원 오른 9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잠실주공5단지 76㎡도 대출규제 완화가 시행된 1일 호가를 지난주보다 1,000만원 올린 매물이 등장했다.



잠실동 H공인 관계자는 "1일 거래된 잠실 리센츠 84㎡형은 거래 당일 집주인이 가격을 500만원 올렸는데 매수자가 별말 없이 올린 가격대로 계약을 치르기도 했다"며 "매수자 우위였던 그동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상속 목적의 투자 문의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뒤 자녀에게 물려주면 증여세 등 세금 납부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대출 규제 완화를 계기로 최근 아파트 구입에 관해 상담한 자산가 대부분은 증여와 상속이 목적"이라며 "5억원대의 일반 아파트나 재건축 초기 아파트를 본인이 2억원 정도 내고 나머지는 대출을 받은 뒤 자녀에게 물려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높아진 시장의 기대감이 당장 시장의 변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우선 휴가철이 이달 중순 이후에나 마무리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에 대한 투자 성향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출 비중을 높이면서까지 집을 사려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거래량은 다소 늘겠지만 적극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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