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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바란다:10/경제주체들 「고통분담」앞장을(경제를 살리자)

◎공직 생산성 향상·금융개혁등 「말의 성찬」 안되게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기업인과 경제전문가들은 『원인과 처방은 이미 나올 만큼 다 나왔다. 이제 남은 문제는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실 정부는 기업활동을 죄고 있는 규제를 푸는데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 정치권도 정치자금법개정 등 깨끗한 정치풍토 조성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기업현장에서 느낄 정도는 아니라는게 기업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재계는 정부관리를 비롯해 산업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금융권이 기업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를 버리는게 경제회생의 출발이라고 말한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각 경제주체들이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실천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말의 성찬은 필요없다는 지적이다. 현 경제팀은 공무원수를 1만명, 예산을 2조원 줄이기로 했다. 또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금융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해 이른바 빅뱅으로 불리는 금융개혁안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이 다 지켜질 것으로 보는 기업인은 그리 많지 않다. 예산과 공무원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인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깨끗한 정치」의 실현도 경제살리기의 필수과제. 이윤호 LG경제연구소장은 『과거 정치권에 줄을 대 급성장한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시장이니 해외시장이니 하는 칸막이가 사라진 지금 정치권의 특혜는 더 이상 기업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못된다』며 『그런 만큼 정치권도 기업을 이용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유착의 유형인 한보사태로 지금 우리경제가 겪고 있는 고통은 좋은 교훈이다. 기업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시급한 과제. 대우그룹의 한 관계자는 『개방시대에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관차는 기업이다. 관리들은 기업이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 기업에 서비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에서 기업인들은 죄인취급을 받는다. 기업들의 잘못도 있지만, 정치권이 기업을 이용하면서도 일이 터지면 기업인들에게 책임을 다 씌운 때문이다. 외국에서 기업인은 대통령이나 수상에 못잖은 귀빈대우를 받는다. 우리 기업인들도 해외에선 그런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다. 『고용증진과 수출확대를 위해 경제전쟁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야전사령관」들이 의욕을 갖고 선진기업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사기를 높여줘야 한다』는 삼성그룹 임원의 말이 정치권과 정부에 먹히는 날이 우리 경제가 살아나는 때가 아닐까.<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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