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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백일몽

요즘 로또열풍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구입하기 위해 은행창구마다 장사진을 이루는가 하면, 직장인이나 학생들까지도 인생역전을 위한 로또대박의 환상에 빠져 당첨번호를 맞추어 보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로또 추첨일인 토요일에는 TV시청률이 껑충 뛰어 오르고, 그날 밤엔 대박환상에서 미끄러진 사람들이 허탈감을 달래기 위해 마시는 술 때문에 소주판매량이 증가한다고 한다. 필자도 10여년전 몇차례 재미삼아 복권을 구입해 본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일요일에 추첨을 했는 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슴이 설레기도 했고, 운좋게 당첨되면 그 돈을 어떻게 쓸까하는 괜한 상상을 해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500원 짜리 한두장 당첨되는 게 고작이었다. 그나마도 새로운 복권으로 바꾸면 다음에는 하나도 당첨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헛된 꿈, 백일몽 그 자체였다. 그 후로 필자는 복권을 사지 않는다. 최근의 로또열풍을 보면서 호기심에 한번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예전의 기억에 이내 마음을 접곤 한다. 얼마전 신문에서 한달 봉급을 전부 쏟아부은 직장인, 카드대출을 받고 퇴직금을 털어넣은 사람, 회사공금을 횡령하거나 목숨까지 던져버린 사람이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2∼3주 동안 당첨자가 없어 이월당첨금이 천문학적으로 커지면서 온 국민의 로또구입을 부채질한 결과이긴 하지만 이건 재미나 심심풀이 수준을 넘어 마치 사활을 건 투기장이 된 느낌이다. 아무리 인생역전을 위한 투자라지만 빚까지 내어 올인(all in)하는 현상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얼마전 미국에서 1,000만달러 이상 복권에 당첨된 사람을 대상으로 5년이 지난 시점에서 행복여부를 조사한 내용을 보았다. 결과는 70명 가운데 56명이 가정불화, 이직, 사업실패 등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불행해졌다고 한다. 인생역전의 기회가 될 줄 알았던 거액의 복권당첨이 오히려 그 사람을 좌절로 역전시키는 불행의 씨앗이 될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필자는 로또광풍과 당첨자 사례를 보면서 하나의 소중한 교훈을 되새기곤 한다. 땀흘려 노력하지 않고 얻는 횡재는 결코 삶을 윤택하게 해 줄 수 없으며, 오히려 인생을 비극의 구렁텅이로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우리 모두 냉정하게 이성을 찾고 로또백일몽에서 하루빨리 깨어나 `열심히 일하는 보통사람이 부자되고 대접받는 사회풍토와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배영식(신용보증기금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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