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시장이 금융규제 등 정부의 각종 규제와 환율 불안, 미국 금융위기 국내 전이 가능성 등으로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아파트인 은마 아파트의 110㎡형의 가격이 8억원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누구도 미처 예견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8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15만 가구를넘어서는 등 기존 주택 가격의 하락과 신규 분양 아파트의 미분양 문제가 오버랩되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은 주택 매입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패닉이 지배하는 비이성적인 시장으로 진단하고 있다. 실물 경제의 충격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와 미국 금융위기 확산 등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아파트 등 집값이 속절없이 무너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같은 하락은 시장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는 데다 정부도 각종 규제를 대폭 풀어주는 쪽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가격 하락폭이 큰 아파트 단지를 겨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경제신문이 닥터아파트에 의뢰해 수도권에서 지난 2006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아파트 가격이 30% 이상 하락한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전체 7개 단지 12개 주택형이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11ㆍ15 대책이 발표된 이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줄어 들어 지난 2008년 4월 소폭 오른 이후 매월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아파트는 ▦서울 송파구 잠실의 주공5단지와 ▦문정동의 올림픽 훼밀리 아파트 ▦경기 화성시 병점동의 한신 아파트 ▦강동구 둔촌동의 주공4단지 ▦경기 과천시의 주공2단지 ▦서울 광진구 자양동 더 샵 스타시티 등이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단지는 잠실 주공 5단지와 둔촌 주공 4단지, 과천 주공2단지 등 총 3개 단지 6개 주택형으로 30% 이상 하락한 단지 중 절반을 차지했다. 송파구 잠시 주공 5단지는 3개 주택형 모두가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2006년11월 최고점의 시세는 119㎡형이 15억8,500만원을 기록한 이후 현재는 5억7,500만원 떨어져 36%나 폭락한 10억1,000만원 수준이다. 116㎡형도 15억500만원에서 5억4,500만원 하락한 9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 훼밀리 아파트 142㎡형은 13억5,000만원까지 상승한 이후 4억7,000만원 빠진 8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162㎡형의 경우 15억2,500만원에서 4억9,000만원 하락한 10억3,5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잠실의 신규 아파트의 입주 물량으로 일시적으로 매수세가 단절된 데 따른 것으로 잠실 1ㆍ2단지의 입주가 완료된 이후에는 하락폭을 상당부분 만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 주공4단지 112㎡형은 11억2,500만원에서 7억7,500만원으로 무려 3억5,000만원이 폭락했다. 강동구 역시 3,200가구에 달하는 롯데캐슬퍼스크 입주 물량 여파와 대출 금리 인상으로 매물이 급증하면서 이 같은 가격 하락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에선 화성시 병점동 한신 102㎡형이 2억3,000만원에서 7,500만원(32%) 하락한 1억5,500만원까지 물량이 나왔다. 동탄 1신도시에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진 데다 신도시와 인접한 병점동 반월동 일대에서 새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매매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천 지역의 하락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주공2단지 53㎡형은 9억1,500만워에서 6억3,500만원으로 2억8,000만원 하락했다. 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슈르의 입주가 시작된 데다 재건축 규제 등으로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진영 닥터아파트 전임애널리스트는 “수도권에서 30% 이상 떨어진 아파트의 매물을 살펴보면 대출 금리 부담 등으로 매물을 처리해 대출을 줄이려는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 시장의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나오는 이 같은 물량은 급매물이 소화된 뒤 일정 시간이 흐르면 원래의 가격으로 회복하는 경향이 높은 만큼 가격 하락폭이 큰 단지 위주로 매수 희망 단지를 좁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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