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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3월16일] 정부 생수시판 허용

물은 지구와 인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물로 보이냐’ ‘물 먹지 말라’‘물 쓰듯 한다’‘물장사(여기서는 술장사)가 가장 승부가 빠르다’ 등 물이 지닌 본연의 성질이나 기능 외에 여러 가지 복합적 의미로도 통용된다. ‘물로 보이냐’는 말은 우습게 보지 말라, ‘물 먹었다’는 언론계에서 낙종의 의미로 쓰인다. 노무현 대통령도 취임 전 한때 물장사에 투자했다가 취임 후 한동안 곤욕을 치렀으니 ‘물 쓰듯 한다’는 물을 깔보다가 큰 코 다친 경우다. 봉이 김 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후 정부가 처음으로 1994년 물을 병에 담아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1990년대 초 이미 수십 개의 생수회사가 물을 팔고 있었다. 그러나 생수는 외국인에게만 판매가 허용되고 내국인은 사 마시지 못하도록 했다. 내국인에게 생수를 팔 경우 ‘돈 있는 사람만 생수를 사 마시고 돈 없는 사람은 수돗물을 마셔야 한다(有錢生水 無錢常水)’는 막연한 형평논리가 생수시판 허용의 반대논리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내국인에게도 공공연히 시판돼 정부의 생수시판 금지 방침은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식이었다. 급기야 정부는 생수시판을 정식으로 허용하고 정부가 생수의 질을 관리하자는 결정을 내린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현재 국내 생수시장은 30여개 업체로 연간 2,500억원 규모이며, 매년 7~8%씩 성장해 2010년에는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수입생수 점유율은 1% 수준. ‘삼천리 금수강산’ 물이 역시 좋긴 좋은 모양이다. 20년 전만 해도 물을 돈 받고 판다는 사실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은 기름 값에 버금가는 대가를 치르고 물을 사 마시고 있다. 20년 후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물 쓰듯 하다 언젠가는 낭패를 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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