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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혁명] 1993-2003-2013 K씨의 결제모습

결제시스템의 발달은 우리 생활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안방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송금은 물론 공과금도 납부할 수 있고, 실시간 주식투자도 할 수 있다. 10 년 전만 해도 꿈도 못 꾸던 일이다. K씨를 통해 10년 전과 현재, 10년 후의 모습을 비교해보자. ◇1993년8월=고등학생이던 K군(18세)은 어머니 심부름으로 송금하기 위해 은행창구를 찾았다. 지점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고 K군은 자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하릴없이 기다려야 한다. 무통장 입금전표를 작성한 후 K군은 지점 로비에 비치된 신문을 펼쳐든다. 연말부터 백화점과 은행에 `ATM(현금 입출금기)`이라는 신형 은행자동화기기가 설치돼 은행원없이도 고객이 혼자서 입출금과 송금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사를 유심히 읽는다. K군의 차례가 됐다. 어머니가 맡긴 돈은 60만원. 이 가운데 다른 은행에서 발행한 10만원권 수표가 2장 들어있다. 창구직원이 타행수표는 송금할 수 없다며 K군에게 해당은행에 가서 돈을 송금하라고 한다. K군은 투덜거리며 각 수표가 발행된 은행을 찾아가 돈을 송금한다. 주식투자에 열중인 K군 아버지는 사무실에서 라디오로 정오뉴스를 듣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다. 종합주가지수는 얼마나 뛰었는지 투자한 종목의 주가는 얼마나 출렁거리고 있는 지에 귀를 기울인다. 가끔 바깥에 일보러 나간다며 근처 증권사 지점에 들러 주식의 등락폭을 확인하지만 K군의 아버지는 실시간으로 증권정보를 얻지 못하다 보니 항상 한 발 늦을 수밖에 없다. K군의 아버지는 “매매타이밍을 맞출 수 없으니 `개미`가 돈벌기는 애초에 힘들다”며 불평이다. ◇2003년9월=K군은 이제 어엿한 대기업의 신입사원이 됐다. 간단한 은행업무는 인터넷 뱅킹으로 처리하고, 현금이 필요하면 회사 1층 로비에 있는 현금인출기에서 필요한 만큼 뽑아 쓴다. 그렇지만 K군에게 가장 성가신 일은 바로 공과금을 내는 일이다. 전기요금 등의 공공요금은 자동이체로 가능하지만 신문대금과 같은 지로용지들은 은행에서 직접가서 내야하기 때문이다. 또 웬만하면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으려 하지만 담배를 사는 등 소액을 결제하는데 신용카드를 내기가 겸연쩍어 잔돈을 챙겨야 한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고 K군도 아버지처럼 약간의 목돈이 생기자 주식투자에 나섰다. 주식매매 수수료가 가장 낮다는 온라인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한 뒤, 각종 차트를 분석해 가며 유망종목을 골라 투자한다. 주가의 등락을 관찰하면서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해 K군의 주식투자 성적표는 그의 아버지보다 훨씬 좋다. ◇2013년9월=두 아이를 둔 K씨는 아이들에게 인터넷으로 용돈을 준다. 초등학교 다니는 딸아이의 전자지갑에 20만원을 충전시킨 후, `사랑한다`는 말도 함께 전송한다. K씨의 부인은 쇼핑을 가야겠다며 휴대폰을 챙겨 나선다. K씨도 아내를 따라나서지만, 지갑속에는 IC카드 한 장만 들어있다. 아내는 휴대폰으로 결제하고 K씨는 신용카드와 전자화폐기능이 결합된 IC카드를 주로 사용한다. K씨가 카드사용을 고수하는 이유는 아직도 `긁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쇼핑도중 K씨의 아내는 친구들과 하는 `계`에 송금 하는 것을 잊었다며 휴대폰으로 급히 계좌이체신청을 한다. 무선망이 개방되면서 인터넷 뱅킹보다 간편한 모바일 뱅킹이 대세로 자리 잡은 지 벌써 5년쯤 됐다. K씨는 아내와 장을 본 후 나오는 길에 신문 한 부를 IC카드로 결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의 경제섹션 뉴스 가운데 `조폐공사가 내년부터 100원 이하의 동전을 발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K씨의 주머니에서 동전이 짤랑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은지 벌써 몇 년이 됐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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