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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식투자상품의 허실
입력2003-11-07 00:00:00
수정
2003.11.07 00:00:00
은행ㆍ증권ㆍ투신 등 금융 유관 기관장들이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이 달 중으로 장기 안정형 주식투자 상품인 `코리아ELF(KELF)`를 공동 판매키로 합의했다. 그 동안 부동산에만 몰려 있던 막대한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금융 기관장들이 함께 팔을 걷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그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난다. 우선 현 시점에서 이 상품이 시중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는데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 동안에도 원금 보장형 주식투자 상품이 판매됐었지만 그 실적은 미미했다.
특히 상품 설정 시기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 상품은 `성장형 KELF`의 경우 주식편입 비중이 최대 90%에 이른다는 점에서 사실상 주식형 펀드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주가가 800포인트를 넘나드는 현 시점에서 주가가 최소 10% 이상 더 오르지 않으면 추가 수익은 커녕 원금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 상품의 기본구조를 설계한 투신운용사 측도 “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갈 것으로 가정하고 만들었으며, 공격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상품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주가지수 800선은 그 동안 주식을 많이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욕구를 느끼는 지수대다. 특히 올해는 외국인의 주식투자 비중이 이미 40%를 넘어 사상 최고치인 상황이기 때문에 대규모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경우 자칫 외국인 매물의 `총알받이`가 될 수도 있다.
상품이 너무 급조된 흔적도 짙다. 당초 금융 기관장들과 증권사 사장단은 기존 주식투자 상품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을 건의했지만 정부가 난색을 표명하자 차선책으로 KELF를 내놓게 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때문인지 이 상품이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물론 금융 유관 기관들이 자금흐름의 선 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례적으로 마음을 합쳤다는 점에서 이번 상품의 의미가 크다. 하지만 그 의미만으로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는 시중자금의 흐름이 뒤바뀌지는 않는다. 상품이 판매되기 전에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도록 하는 실질적인 보완책이 마련돼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지금도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김정곤기자(증권부)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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