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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메이커] '그룹 변신' 이끄는 효성가 3세

탄소섬유·IT 투자… 효성의 미래 만드는 '용감한 형제'

형, 사업구조 다각화 이끌고 동생은 신소재 육성 공들여

경영전략 등 상의하며 교감

조현준(왼쪽) 효성 사장이 지난해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대전력망 학술회의에서 프랑스 알스톰 사의 프레드릭 사롱 아시아 총괄사장에게 자사의 에너지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조현상(오른쪽) 효성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방한한 기욤 장 조제프 마리 룩셈부르크 왕세자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용감한 형제들'은 과연 효성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최근 젊은 재계 2·3세들의 공격적이면서도 역동적인 경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효성의 조현준(47) 사장과 조현상(44) 부사장 형제의 행보는 단연 눈에 띄고 있다.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 중인데다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 조석래(80)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선 두 형제는 승계 문제보다도 효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가 최우선이다. 중공업·화학·섬유 사업이 지금으로서는 탄탄하지만 탄소섬유·폴리케톤 등 신소재나 정보기술(IT) 부문 확대 없이는 그룹의 도약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5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전략본부 사장과 섬유사업부문장·정보통신사업부문장을 맡고 있는 조현준 사장은 최근 IT 사업 확대를 통한 그룹 전체의 사업구조 다각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그는 최근 범LG가 3세인 구본호씨와 손잡고 게임업체인 액션스퀘어 지분을 사들였으며 앞으로도 IT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또 에너지와 IT를 융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으며 계열사인 효성ITX를 통해 클라우드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중이다.

이는 그룹 매출 비중이 높은 중공업·화학섬유 부문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취지다. 최근 이상운 부회장 등 다른 효성 경영진이 IT 발달에 따른 기업환경 변화와 대응방안 등을 부쩍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형에 비해 공식 석상에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조현상 부사장은 주로 산업자재 사업, 화학 사업을 이끌며 최근에는 특히 신소재 사업 육성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울산에 짓고 있는 폴리케톤 공장이 조 부사장이 직접 챙기는 사업 중 하나다. 효성이 10년여간의 연구 끝에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폴리케톤은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다.

조현상 부사장은 지난해 프랑스·중국·미국 등지에서 열린 주요 산업소재 전시회를 통해 '탄섬(효성의 탄소섬유 브랜드)'을 알리고 해외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북의 창조경제혁신센터 개관을 지휘하며 국내 '탄소섬유 강소기업' 육성 기반도 구축했다. 조현상 부사장이 이처럼 신소재에 공을 들이는 것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구조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현재 효성의 매출(지난해 약 12조원) 중 40%가량은 화학·섬유 부문에서 나오지만 중국 등 후발주자들에 따라잡힐 가능성이 높은 제품 위주라 변신이 시급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효성 바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두 형제가 경영인으로서 넓은 시야를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현준 사장은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한 후 지난 1997년 효성에 입사했다. 입사 직후 ㈜효성·동양폴리에스터·효성중공업·효성물산 등 주력 4사를 합병하고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한 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과감한 경영 행보를 보여왔다. 미국에서도 명문가 자녀들이 진학하는 세인트폴고교에 이어 예일대, 일본 게이오대 등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쌓은 인맥도 만만치 않다. 일례로 게이오대 시절의 대표적인 인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조현상 부사장도 2000년 효성 입사에 앞서 베인앤컴퍼니·NTT도코모 등의 기업에서 '회사원 생활'을 겪었다.

흥미로운 것은 두 사람이 서로의 경영 전략 등에 대해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다는 점이다.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전략본부 부사장·산업자재사업부문장·화학사업부문 최고마케팅책임자)은 직함에서 보듯 각각 다른 사업 부문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는 두 형제가 사업 부문을 가리지 않고 자주 상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회사 광고를 결정하는 회의에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나란히 참석해 서로 상의하며 결정을 내리는 일도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효성 관계자는 "둘 사이에 빈번하게 논의와 토론이 오가 형제경영이라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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