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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부총리 15일로 취임 한달

'Mr. 개방'… 합리적 리더십 지향 <br>외환시장 소프트랜딩 평가… 내수부분은 구체대안 부족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역대 경제수장 가운데 비교적 말수가 많은 편에 속한다. 농담도 잘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옆구리에 핸드폰을 끼고 다니며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면 자동차 세일즈맨이 연상될 정도다. 그래서인지 권위적인 모습보다는 합리적 리더십을 지향하고 토론을 통해 의사를 결정한다. 15일로 취임 1개월을 맞이하는 한 부총리의 지난 한달간 정책결정 과정에는 그의 이런 특성이 변함없이 담겼다. ‘Mr. 개방’이라는 닉네임에서 보여주듯 짧은 기간 한 부총리의 정책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역시 ‘개방’이었다. 본인 스스로 “색깔 없는 부총리가 되겠다”고 했지만 개방 측면에서는 확실한 색깔을 보여줬다. 환란 이후 7년 넘게 지속돼온 ‘달러 유입촉진, 유출 억제’라는 외환정책의 기조를 바꾼 것이 상징적 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정책변화를 공식적으로 천명했음에도 예상보다 국민들의 걱정은 덜한 것 같다”며 적어도 외환시장에서는 ‘소프트랜딩’에 성공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의사결정 방식도 전임 부총리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이 전 부총리가 개인적인 카리스마로 여타 부처들을 장악했다면 한 부총리는 대화와 토론을 통한 문제해결 방식을 선보였다. 취임 후 첫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장관들이 대거 불참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대신 농림부 등 부처들과 이례적으로 간담회를 열어 토론의 자리를 만들었다. 취임 후 첫 공식회동 상대자로 박승 한국은행 총재를 잡은 것도 뜻밖이었다. 세차례 이상 박 총재를 추켜세웠다. 한은과의 ‘신(新)밀월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마저 나왔다. 이 전 부총리가 당시 사사건건 대립했던 것을 감안하면 천양지차다. 그래서인지 재경부 당국자들 입에서 한은을 비난하는 수위도 한층 낮아졌다.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외국인 이사 수 제한 문제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과 직접 만나 “법으로 하지 않고 관행으로 한다”는 합일점을 끌어냈다. 주변에서는 “이 전 부총리였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한다.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자신의 장기라는 대외개방 부문에서도 나타났다. 한미쌍무협정(BIT)의 핵심 현안인 스크린쿼터 문제는 갈등이 불거질 것을 우려한 듯 거듭된 질문에도 에두른 답변뿐이다. 벌써부터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살아날 듯하던 내수 부문은 “이 전 부총리의 정책을 100% 계승하겠다”고 해서인지 후속 정책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소비심리와 실물지표가 괴리를 보이고 있고 1ㆍ4분기 성장률도 예상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시장을 휘어잡았던 이 전 부총리의 카리스마에 향수를 나타내기도 하고 또는 두 수 앞을 내다보는 정책적 대안을 주문하기도 한다. 한 부총리는 13일 국회 답변에서 현 경기를 ‘전환기적 상황’으로 평가했다. 국민들은 한 부총리가 지금 중요한 전환기에 서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총리에게 ‘또 다른 색깔’, 즉 경기를 살릴 수 있는 보다 확실하고 현실에 맞는 대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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