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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김낙산 현대ㆍ기아 연구개발본부장 연구세계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김연구개발본부장 연구세계 세상과 담쌓고 연구몰두 엔진만 아는 엔지니어 '나인투나인 아빠' 저녁 9시면 어김없이 집에 들어오는 김낙산 부장(44)에게 아이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는 가족들에게 '빵점 아빠'로 통했다. 연구에 빠져 지낸 지난 3년간 그는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것이 항상 마음 한 구석에 걸려있다. 그래서 비교적 여유가 생긴 요즘 그는 가족들과 되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특히 사춘기 때 '아빠 없이(?)' 지낸 딸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어느 정도 실추된 아빠로서의 점수를 만회했다. 얼마전에 딸 아이에게 "아빠 그동안 힘드셨죠"라는 편지를 받았을 땐 가슴이 뭉클했다. 이번에 과학기술자 상을 받으면서도 그는 "가족들에게 아빠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연구가 끝나고 난 뒤 지난 6개월 동안은 옛 지인들과 소주 한잔 기울일 여유도 되찾았다. 특히 과학기술자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요샌 부쩍 옛 친구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늘었다. 김 부장은 "상금 타면 고향친구부터 대학동기까지 축하턱 내는 데 다 쓸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쌈지돈 털어 축하턱 내고 상금은 그동안 같이 고생했던 연구소 동료들과 나눌 생각이다. 김 부장은 "사실 이번 상은 같이 동고동락한 동료들이 함께 받았어야 할 것"이라며 "고생은 제일 덜 했는데 상을 타게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겸연쩍어 했다. 이번 수상으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 외에 나 자신에게 투자할 시간이 생긴 것이 무엇보다 기쁜 일이라고 그는 고백했다. 그는 "요즘은 조간 신문을 제 때 읽을 수 있어 세상 돌아가는 일에 조금은 밝아졌다"고 말한다. 사실 그는 '엔진'밖에 모르는 엔지니어다. 심지어 우리사주로 받은 주식을 파는 방법을 몰라 부하직원에게 맡겨버릴 정도다. 특히 외딴 연구소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는 본의 아니게 세상과 담을 쌓고 지냈다. 이런 그에게 신문은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그러나 연구 기간 동안 그는 신문 읽을 여유조차 없었다. 그래서 주말이면 쌓아둔 1주일치 신문 읽는 것이 일과였다. 요즘엔 관심있는 문화면을 꼼꼼히 읽을 여유도 생겼다. 김 부장은 자신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은 엔진 밖에 모르는 '공돌이'지만 젊은 시절엔 문학과 스포츠에 빠져 지낸 '낭만파'였다. 그는 대학 입시가 끝나고 나서 입시 준비로 못읽었던 책을 읽기 위해 '산사'에 파묻혀 지내기도 했다. 또 야구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남다르다. 지금도 자신이 개발한 엔진을 탑재한 빨간색 티뷰론 트렁크엔 야구 글러브가 항상 준비돼 있다. 회사 동료들과 팀을 만들어 가끔씩 소프트볼 시합도 한다. 심지어 지난해 이태리 출장 길에도 그의 가방엔 관련 서류와 함께 야구 글러브가 들어있었다. 그는 이런 열정을 이젠 세계적인 자동차 엔진을 만드는 데 쏟고 있다. 그의 엔진에 대한 열정 때문에 디젤 엔진에 있어서 만큼은 현대가 일본 도요타나 혼다보다 앞서 있다고 평가받게 됐다. 또 유럽의 벤츠나 BMW와의 격차도 좁혀졌다. 김 부장은 "다음 연구 대상이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엔진을 개발하는 일인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창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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