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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파업의 깃발을 걷어라] <3> 흔들리는 해외시장

"툭하면 파업" 이미지… 해외고객 신뢰 추락<br>中시장, 지난 4월 판매순위 첫 10위권 밖으로 밀려<br>인도선 글로벌업체 저가형 공세로 텃밭 내줘야할판



[이제 파업의 깃발을 걷어라] 흔들리는 해외시장 "툭하면 파업" 이미지… 해외고객 신뢰 추락中시장, 지난 4월 판매순위 첫 10위권 밖으로 밀려인도선 글로벌업체 저가형 공세로 텃밭 내줘야할판 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관련기사 • 세계적 경쟁력 박차 • 넘어야 할 2대 과제 관련기사 • 2007년 8월 울산과 도요타시 •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어야 • 흔들리는 해외시장 “(파업을 하면) 노동자들은 당장 짭짤하게 현찰을 챙길 수 있을지 몰라도 조금만 지나면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파업 이미지’ 때문에 스스로의 생존터전이 약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국내에 진출한 독일계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연초 발생한 현대차 파업을 바라보며 했던 말이다. 그는 “독일의 상당수 제조업체들이 핵심 제조설비 일부만 남겨두고 독일을 벗어나 동유럽이나 중국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으로 떠나는 이유에 대해 (현대차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도 “해외시장을 확대시킬 수 있는 이 좋은 기회들을 왜 놓치느냐”며 안타까워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고집스럽게 파업의 길만 선택한다. 이러다 보니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들로부터도 신뢰를 잃기 직전이다. ◇“파업 이미지는 고여 있는 고름처럼 두고두고 괴롭힌다”=“파업이 발생하면 차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다. 올 초 (성과급 관련) 파업 때도 급격한 판매감소를 겪었다.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는 수직하락할 수밖에 없다. 본사 차원에서 잘 해결돼야 하지만 우리도 바짝 긴장이 된다.” (스티브 윌하이트 현대차 미국법인 영업담당 부사장) 습관적으로 펼치는 ‘현대차 파업’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보다 속에서 두고두고 스며 나올 고름을 치료하는 비용이 훨씬 크다”고 단언했다.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돼 발생하는 피해액도 상당하지만 그보다는 ‘파업 회사’라는 이미지가 가져다주는 ‘소비자 반발’의 파장이 훨씬 파괴적이라는 이야기다. 전세계에 실시간 중계되는 CNN 화면에 ‘붉은 머리띠의 전사 같은 노동자 행렬’이 한번 노출되면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현대차의 차세대 핵심 시장인 중국에선 심상찮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시장 진출 4년반 만인 지난 4월 처음으로 월간 판매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두달 뒤인 6월에도 11위에 머물러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6월 판매량은 1만3,302대로 지난해 6월의 1만8,227대보다 27%가량 줄어든 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기아차도 상황은 마찬가지. 1월 1만558대를 기록했던 판매량이 7월 들어 4,189대로 급감했다. 이는 2004년 8월 이후 최저치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나 줄어든 수준. 7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나 감소했다. 현대ㆍ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시장이 30%가량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나 기아차가) 얼마나 비정상적인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습관성 파업이 ‘질주 본능’ 발목 잡았다=현대ㆍ기아차의 판매부진은 중국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현대차 미국 현지법인인 HMA의 상반기 판매량은 23만6,495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자리걸음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후진이었다. 경쟁사인 도요타는 같은 기간 9.1%의 판매신장률을 보였으며 혼다와 닛산도 각각 4.7%와 3.9%가량 판매가 늘었다. 판매량이 줄어든 GM과 포드ㆍ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를 제외하면 7개 자동차업체 중 폴크스바겐(-1.0%)에 이어 꼴찌에서 두번째에 머문 셈이다. 급기야 HMA는 올해 판매목표를 당초 55만5,000대에서 48만5,000대로 줄이기로 했다. 신흥시장인 인도에서도 현대차 위상은 흔들리고 있다. 저가차인 상트로(아토즈 변형모델)를 앞세워 지난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던 현대차는 저가형 신차를 앞세운 현지업체와 글로벌 메이커들의 경쟁에서 자칫 자신의 텃밭을 내줘야 할 위기에 처했다. GMㆍ르노가 상트로 경쟁 차종을 잇달아 내놓는데다 토종기업인 타타는 내년에 10만루피(약 230만원)에 불과한 초저가 차량을 선보이겠다고 한다. 도요타도 80만엔대 모델 개발에 착수하는 등 저가차 경쟁에 가세할 계획이다. 유지수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은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안팎의 위기에 노출돼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노조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노조도 ‘파업만능주의의 잠’에서 깨어나 글로벌 무대의 변화된 환경을 둘러보고 위기상황에 걸맞은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국내 생산 줄면 해외물량 돌려와라" 현대차 노조 '글로벌 경영 제동' 상식이하 요구까지 'None of my business(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은 남의 사정).' 파업깃발을 흔들며 회사 경영진을 옥죄는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의 희한한 요구사항들이 입방아에 올랐다. 현대차 지부가 회사 측에 제시한 133개 조항의 단체협상 요구사항에는 ▦국내 생산물량이 줄어들면 해외물량을 돌려와라 ▦해외현지의 완성차나 부품을 수입하려면 노사합의가 있어야 한다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면 해외공장부터 폐쇄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주변에서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상식의 정도를 넘어선 터무니 없는 수준"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기 회사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경영을 하겠다는데 그걸 막는 노조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현대차 노조는 과연 어느 회사의 노조인가"라며 기막혀 했다. 당사자인 현대차는 노조의 이 같은 요구들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점잖게 거부하는 수준에 그쳤다. 회사 측은 다만 "글로벌 생산체제는 필수적 선택이며 생산량은 시장상황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지 노조가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여타 요구조건들에 대해서도 "부품 수입을 일일이 노조와 협의하면 의사결정이 늦어져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수 없다"며 "만약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면 각 공장의 생산성 및 품질 등이 최우선 고려대상"이라고 답했다. 최재황 한국경영자총협회 정책본부장은 "현대차 노조가 고용안정을 이유로 경영권 간섭을 강화하려고 하지만 실제 고용안정은 기존의 단협사항에 거의 완벽하게 보장돼 있다"며 "현대차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회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을 제시함으로써 파업의 명분을 찾으려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8/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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