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로 지난해 상장을 연기ㆍ철회한 기업들이 많았지만 그 와중에도 과감히 상장을 추진한 업체들은 상장 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은 상장을 통한 자금확보와 함께 기업 이미지가 개선된 점에 큰 점수를 줬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지난해 하반기 주식시장에 입성한 국내 업체(20곳) 대표들을 대상으로 ‘상장 후 만족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 17곳 중 11개사(64.7%)가 증시 불황기에 상장을 강행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매우 만족 포함)’고 답했다. ‘보통이다’가 5곳이었으며 ‘후회한다’고 답변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이들은 대부분 “계획대로 추진했을 것(94.1%)”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한 업체만이 “시간을 갖고 고민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 업체 대표는 “계획했던 공모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만족할 수는 없으나 글로벌 경제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었다고 본다”며 “상장 강행을 후회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장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이유로 ‘상장사 지위 확보를 통한 이미지 개선 효과’라는 응답(8곳, 47.0%)이 가장 많았다. ‘자금확보’로 답변한 업체가 5곳(29.4%)으로 뒤를 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는 급격한 시황변화로 상장을 연기했거나 보류 중인 업체들도 상장에 따른 긍정적인 면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상장 이후 이들 업체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주가 관리’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했다. “주가 관리에 평소 관심이 많다”고 답한 업체가 16곳(94.1%)에 달했고 실제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선 기업도 9곳(52.9%)이나 됐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준이 만족할 만하다고 여기는 기업은 3곳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상장추진 감독기관인 증권선물거래소가 제공하는 사후 서비스 및 관리에 대해 ‘만족한다’는 답변은 64.7%(‘매우 만족’ 포함)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변화된 제도 설명회 개최 ▦국내외 IR에 대한 꾸준한 지원 ▦공시규제 완화 등이 향후 보완돼야 할 숙제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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