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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친해지게 하려면… 읽기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흥미 갖게해야

같은 소재 영화·연극 미리보고<br>내용 비교하게 하는 것도 방법<br>어휘수첩 작성하면 효과만점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마련한‘고전 읽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고전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비교적 읽기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서울경제DB


서울 마포구의 박성호(가명)씨는 최근 직장에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고전(古典)이 가져다주는 지혜와 감동을 중학교 2학년 아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아이에게 어떻게 읽혀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학에서 발표한 추천 도서 대부분이 고전인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대입을 위해 아이가 고전에 흥미를 가졌으면 하는데 억지로 읽으라고 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 입시 논술시험에서 고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초ㆍ중ㆍ고교 학년별로 쉬운 것부터 자연스럽게 고전에 익숙해지도록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칫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고전을 아이의 나이에 맞게 영화ㆍ뮤지컬ㆍ연극ㆍ만화 등의 방법으로 흥미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언정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은 "고전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를 이야기에 담고 있어 한 권만 제대로 읽어도 수백 권의 책을 한 번에 읽는 효과가 있다"며 "고전에 거부감을 느끼는 학생에게는 먼저 고전 읽기가 왜 중요한지 인지하는 과정과 함께 비교적 읽기 쉬운 고전을 먼저 접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교적 독서 시간이 많아지는 여름방학은 아이들이 고전과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여름방학 전에 고전과 친해지기 위한 계획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우선 초등학생의 경우 쉬운 고전부터 차근차근 접근해나가는 것이 좋다. 삼국유사와 홍길동전, 그리스ㆍ로마신화처럼 내용이 간략하고 읽기 편한 옛이야기 책을 먼저 권하는 것이 좋다. 동화책 중에서 고전을 각색한 책을 고르게 하거나 애니메이션ㆍ연극ㆍ영화를 통해 이미 경험해본 적이 있는 내용을 접하게 하는 것이다. 고전에 서서히 익숙해지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예컨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은 후 이를 소재로 한 연극을 보거나 우리 고전 흥부전을 읽고 동명의 창극을 관람하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때 아이가 각색된 작품에만 빠지지 않도록 원작과 비교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한국 고전문학을 읽었다면 여름방학을 활용해 책에 등장한 장소를 방문해 가족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홍길동전은 지은이 허균과 누나인 허난설헌의 기념 공원이 있는 강릉을 찾고 춘향전은 이도령과 춘향이 인연을 맺은 장소로 유명한 광한루가 있는 전북 남원을 방문하는 것이다.



중학생은 고전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그 다음 세부 사항으로 범위를 좁혀가야 한다. 머리말ㆍ서문ㆍ차례ㆍ후기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 고전의 주된 소재와 배경을 확인해야 한다. 이야기가 역사 속의 시점ㆍ사건 등과 연계돼 있다면 고전 읽기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미리 살펴보고 배경지식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 즉 레미제라블은 1832년 프랑스 6월 항쟁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그 당시 상황을 미리 알고 본다면 영화나 책 등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등장하는 캐릭터의 상징성을 찾아보게 하자.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의 경우 어린왕자가 만나는 모든 캐릭터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왕은 이기적이면서 자아도취에 빠진 인물, 광대는 자만심에 빠진 인물, 여우는 길들임에 대해 알려준 지혜로운 친구로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이를 인지하고 책을 읽었을 때는 자만심에 빠진 인물이 어떤 성격과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이런 인물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어린왕자의 태도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고등학생은 다른 고전과 비교하며 읽는 습관을 갖게 하면 학습에 도움이 된다.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을 읽을 때 주제ㆍ시대상황ㆍ표현기법이 비슷한 작품을 분류해 서로 비교하면서 읽게 하는 것이다. 박지원의 마장전과 예덕선생전, 이익의 성호사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시대의 사회적인 문제를 꼬집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동일한 시대상을 배경으로 하므로 비교하기 용이하고 실학 사상이나 조선시대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비슷한 성격과 대립되는 성격을 구분해 표시함으로써 인물 특성을 보다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고전 어휘 수첩을 만드는 것도 매우 유익하다. 독서 후 고전에 자주 등장하는 기본적인 상징어와 그 뜻을 따로 메모해 고전 어휘 수첩을 만드는 방식이다. 특히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 중 모르는 어휘는 잘 익혀두는 것이 좋다. 예컨대 고전에 자주 등장하는 여염집은 '서민의 살림집, 어떠한 영업을 하는 집이 아닌 살림집'이라는 뜻을 가진다. 월하빙인(月下氷人)은 월하노(月下老)와 빙상인(氷上人)의 고사에서 비롯된 말로 중매쟁이를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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