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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통돌이 결합한 혁신제품
개발단계 때 소음·진동 심해 車서스펜션 기술 적용해 해결
비수기에도 생산량 30% 늘어… "전체 세탁기 매출의 10% 목표"
지난 21일 경남에 위치한 LG전자 창원공장 2층. 140m 길이의 생산 라인에 '캐비닛'이 차례차례 얹어진다. 얇고 평평한 형태의 캐비닛은 자동화 설비인 '캐비닛 코킹'에 의해 순식간에 'ㄷ'자 모양으로 접힌다.
이어 공중에서 기다리던 드럼 세탁조가 레일을 타고 내려와 캐비닛의 품에 안긴다. 전기선과 수증기 배관, 도어까지 부착되면 품질검사를 거쳐 '트롬 트윈워시'의 상단부인 드럼 세탁기 하나가 완성된다.
정원철 LG전자 세탁기품질보증실장(부장)은 "통돌이 세탁기(미니워시)는 아래층에서 만들어져 드럼 세탁기에 부착된다"며 "15초에 1대꼴로 트롬 트윈워시를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트롬 트윈워시는 LG전자가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다른 형태의 세탁기 두 개를 하나로 결합시켜 탄생시킨 제품이다. 개발 기간 8년, 투입 비용은 일반 세탁기의 5배에 달하는 200억원 이상.
상단의 드럼 세탁기 용량은 17·19·21㎏ 등 세 종류이며 하단 트롬 미니워시는 3.5㎏이다. 별도 구매가 가능한 트롬 미니워시는 70만~80만원, 두 제품을 결합한 트롬 트윈워시는 230만~280만원이다.
2007년 LG전자는 시장조사 과정에서 성인용과 아동용 의류를 따로 세탁하는 번거로움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곧바로 '분리·동시 세탁'이 가능한 제품 개발에 착수했지만 소음과 진동 문제가 만만치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드럼은 통이 수직 방향으로 돌고 통돌이는 수평으로 회전하는데 이 둘을 붙여 놓으니 소음과 진동이 심했다"며 "자동차 충격흡수 기술인 '서스펜션'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덕분에 반응이 좋다. 지난달 말 하루 판매량은 기존 동급 용량(21㎏ 기준) 제품의 최대 5배에 달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롬 트윈워시 출시 이후 성수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체 드럼세탁기 생산량이 30% 이상 증가했다.
이날 생산 현장에서는 품질 테스트도 엄격하게 진행됐다. 제조 라인에서 100m가량 떨어진 신뢰성 시험동으로 이동하자 자동 개폐기가 상단 드럼 세탁기의 도어를 반복적으로 여닫고 있었다. 정 실장은 "가혹한 검증으로 도어의 내구성을 검증하는 중"이라며 "1만회 이상의 개폐를 통과해야 테스트에 합격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 하반기에 이 제품을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은 900달러 이상 프리미엄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만큼 트롬 트윈워시에 대한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 매출이 전체 세탁기 매출 중 10%를 차지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트롬 트윈워시를 통해 글로벌 가전 시장 1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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