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올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지역 축제 통폐합과 축소 등을 통한 경비절감에 적극 나선다. 행정안전부는 특히 최근 각 지자체에 '행사·축제 경비를 5% 이상 절감하라'는 구체적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관행적으로 실시해온 행사를 최대한 축소해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에 쓰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오 시장은 15일 투자출연기관장 회의에서도 "분기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평가하겠다"며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해 행사·축제 관련 경비를 5~10%가량 감축해 희망근로 등 공공일자리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올해 행사·축제 관련 예산으로 800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시의 한 관계자는 "각종 기공식ㆍ준공식 등 관례적인 행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확보할 것"이라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전시행정' 논란을 일으킨 4D 홍보영상관 건립사업을 취소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또 업무추진비ㆍ여비ㆍ일반운영비ㆍ물품구입비 등 경상경비도 5% 이상 줄일 방침이다. 서울시 각 구청도 일자리 창출사업 예산을 늘리기로 하고 예산확보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내 구청 중 예산규모가 가장 큰 강남구청의 경우 복지예산과 축제예산을 삭감해 마련한 18억여원과 추가경정예산 17억원을 새로 편성해 ▦청년인턴제 ▦환경지킴이 ▦장애인 행정도우미 사업 등을 벌이기로 했다. 구는 이를 위해 올해 예정된 16개 축제 중 5개를 취소했다. 경기도도 올해 축제성 경비 81억여원을 줄이기로 했다. 도가 4억8,500만원, 일선 시군이 76억여원을 감축한다. 수원시의 경우 국제유도대회 등 각종 체육행사에 들어가는 비용 34억원 가운데 2억원을, 고양시는 공무원체육대회 예산 10억9,000만원 가운데 4,000만원을 절감하기로 했다. 경상남도는 관내 기초자치단체의 지역 축제 127개 가운데 13개가량을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창원시는 해마다 9~10월에 개최하는 평생학습축제와 과학축전을 평생학습축제로 합쳤고 진해시는 3월에 열리는 군항제와 세계군악의장페스티벌을 진해군항제로 통합했다. 이 밖에 통영시ㆍ김해시ㆍ거창군도 유사한 성격의 축제를 하나로 합치는 등 축제 군살빼기에 나섰다. 경남도의 한 관계자는 "지역 축제가 남발되지 않도록 사전 행정지도를 실시해 축제 예산을 줄이는 대신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유사축제 통폐합 등에 따라 2006년 115개였던 기초 지자체 축제를 올해 51개로 줄였다. 매년 경제성과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을 평가해 사업비를 지원하는 '우수 축제'도 지난해 13개에서 올해 10개로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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