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8ㆍ나이키 골프)가 다시 진군 시동을 걸었다. 올 들어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 부진(30명 중 28위), 소니오픈 우승, 뷰익인비테이셔널 컷 탈락, FBR오픈 중위 권(20위) 등으로 시소 타듯 기복을 보였던 그가 이번에는 단독 선두로 첫날 경기를 마치며 다시 비상할 채비를 갖췄다. 나상욱(24ㆍ코브라 골프)이 1타 뒤진 단독 2위로 뒤를 받치고 있어 남자 골프계 ‘한류 돌풍’의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무대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ㆍ7,279야드)에서 개막된 노던 트러스트오픈이었다. 최경주는 이날 보기 한 개도 없이 버디만 6개 뽑아내며 6언더파 65타를 기록, 나상욱에 1타 앞서 단독 선두가 됐다. 이 대회 코스는 최경주와 궁합이 잘 맞는 곳. 지난해까지 닛산오픈이라는 이름으로 내내 같은 곳에서 치러졌던 이 대회에 2001년부터 출전해 7년 동안 한번도 컷 탈락한 적이 없고 2003년 공동 5위까지 올랐었다. 이번에도 최경주는 한층 물오른 샷 감각을 십분 발휘하며 코스와의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드라이버 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57.14%에 불과했으나 평균 300.5야드의 장타를 구사하며 세컨 샷 거리를 줄였고 덕분에 그린 안착률은 77.78%에 달했다. 볼이 러프에 떨어지더라도 그린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아 숏 아이언으로 힘있게 빼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린에 떨어진 볼은 핀에서 평균 9m 떨어진 거리에 멈춰 섰고 뷰익인비테이셔널 컷 탈락의 주범이었던 퍼팅 감은 살아나 홀당 평균 1.643개의 기록을 냈다. 18홀 총 퍼팅 수는 27개였다. 첫 2개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린 최경주는 5, 7번홀에서도 1타씩 줄여 전반에만 4언더파를 쳤고 후반들어 11, 17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6언더파의 스코어 카드를 작성했다. 나상욱은 10번홀부터 출발해 전반동안은 내내 답답한 파행진만 하더니 후반들어 맹렬하게 스코어를 줄였다. 10번째 홀인 1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에 7, 9번홀 버디로 9개홀에서 5타를 줄인 것. 나상욱 역시 드라이버 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50%로 좋지 않았지만 평균 314야드의 장타를 구사했다. 그린 안착률은 66.7%로 6개홀에서 파 온을 하지 못했으나 그린 주변에서 홀에 잘 붙인 덕에 보기를 하지 않았다. 퍼팅 수는 25개였다. 한편 일몰로 15명이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채드 캠벨과 본 테일러가 4언더파 공동 3위를 이뤘고 강력한 우승후보 필 미켈슨은 3언더파를 기록, 루크 도널드 등 8명과 함께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다. 위창수(36ㆍ테일러메이드)가 1언더파 공동 27위, 양용은(36ㆍ테일러메이드)은 1오버파 공동 57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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