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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에 두번 운 30대의 사연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결혼식 축의금과 예물을 챙겨 달아난 '아내'를 용서한 30대가 뒤늦은 후회로 땅을 치고 있다. 31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횟집 주방장 김모(30)씨는 지난 3월 12일 같은곳에서 일하던 정모(33.여)씨와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의 단꿈에 젖었다. 그러나 그날 밤 모텔에서 정씨는 4천500만원 어치의 축의금과 결혼예물을 챙겨종적을 감췄다. 뒤늦게 사랑하는 아내가 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을 안 김씨는 경찰에신고해 정씨의 행방을 찾던 중 정씨가 자신에게 이름마저 속였다는 사실을 알고 분한 마음을 억눌러야 했다. 같은 달 28일 정씨는 사기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구속되지만 이 때부터 또 한 번연극을 꾸민다. 정씨는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니 함께 살 수 있도록 다시 기회를 달라"고 김씨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간절한 애원에 속아 넘어간 김씨는 검찰에 아내의 석방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고 900여만원의 사채를 끌어다가 변호사까지 선임해 지난 12일 정씨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새 출발을 다짐한 것도 잠시였다. 정씨는 또 다시 짐을 싸서 달아났고 두 번 속아 넘어간 김씨에게는 빚만 남게됐다. 딱한 사정을 하소연하러 경찰서를 찾아간 김씨는 또 정씨에 대한 판결이 이미확정된 상태여서 정씨를 고소해봤자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원칙에 대한 설명만 듣고 쓸쓸히 돌아서야 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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