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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신화 몰락 판도라 상자를 열다

본지 시리즈 ‘비록(秘錄) 김우중 신화의 몰락’<BR>‘김우중 오디세이 세계 최대의 파산’ 으로 출간<BR>대우그룹 워크아웃 직전 4개월 집중 해부<BR>DJ와 관계·GM과 줄다리기등 궁금증 풀어



김우중 신화 몰락 판도라 상자를 열다 본지 시리즈 ‘비록(秘錄) 김우중 신화의 몰락’‘김우중 오디세이 세계 최대의 파산’ 으로 출간대우그룹 워크아웃 직전 4개월 집중 해부DJ와 관계·GM과 줄다리기등 궁금증 풀어 홍병문 기자 hbm@sed.co.kr 90년대 초반 김우중 회장은 대우그룹의 세계경영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천시(天時)와 인재(人才)의 만남이 오늘의 대우를 이뤘다’고 호기롭게 외쳤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하늘은 늘 김우중 편은 아니었다. 세계경영의 기치 아래 유라시아 대륙을 거침없이 내달렸던 김우중은 끝내 몰락했고 5년 8개월 동안 타향을 떠돌다 지난 6월 죄인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적수공권의 상징에서 세계경영의 황제로, 정경유착의 원조에서 ‘분식회계 41조’의 주역에 이르기까지 그를 대변하는 말은 많지만 진실은 아직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과연 무엇이 그를 몰락하게 했으며 우리가 김우중 신화의 추락으로부터 배울 것은 무엇인가. 김우중 귀국에 맞춰 서울경제에 시리즈로 연재돼 대우의 몰락을 둘러싼 온갖 궁금증을 풀어줬던 ‘비록(秘錄) 김우중 신화의 몰락’이 ‘김우중 오디세이 세계 최대의 파산(김영기 지음 홍익출판사 펴냄)’이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대우그룹 워크아웃 시점인 99년 8월을 정점에 놓고,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는 마지막 4개월 동안의 사건과 인물들을 통해 대우 몰락의 이면을 파헤쳤다. ▦DJ와 김우중의 정치적 관계 ▦경제 관료들과의 반목 ▦대우자동차를 둘러싼 GM과의 줄다리기 ▦삼성과의 빅딜 무산 등 궁금증을 자아냈던 일련의 사건들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IMF 외환위기와 대우 몰락 등 일련의 상황을 당시 현장에서 취재한 저자는 이 책에서 김우중의 몰락 원인을 다각도에서 바라보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우호 침몰 원인을 IMF 외환위기 속에서 GM을 비롯한 미국 거대기업들의 한국 재벌에 대한 냉혹한 보복으로 보고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세계 자동차시장을 놓고 각축했던 GM과의 악연의 사슬이 결국 대우를 희생양으로 몰고 가는 과정을 드라마처럼 생생하게 펼쳐 놓았다. 이 책은 또한 DJ와 신뢰가 틀어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와 DJ에게 대우의 워크아웃 검토 보고서가 처음 올라간 시기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이 99년 8월 26일이지만 정책 라인에서 검토되기 시작한 것은 98년 10월부터다. 결국 대우 해체의 서곡은 DJ 집권 직후 두 사람이 밀월관계를 구가하던 시기부터 울리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DJ정권 경제 관료들과의 갈등도 김우중 몰락 이유로 거론된다. 수년째 부채비율 5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던 부실덩어리를 안고도 거침없이 자기 목소리를 내던 김우중을 DJ정권 여당 정치인들과 관료들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무엇보다 김우중의 시대착오적인 차입경영과 세계경영의 허구, 그리고 대우그룹의 방만한 운영을 대우호 몰락의 중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DJ와 경제관료 그리고 김우중 사이를 오가며 조정 작업을 주도했던 오호근 전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과 전 대우그룹 핵심참모들의 녹취록을 인용해 대우의 패망을 재촉했던 부실경영 실태를 적나라하게 들춰내고 있다. 저자는 이제 김우중의 공과를 논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김우중과 대우의 몰락을 지금의 정치 논리가 아닌 그 당시의 시장 논리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간 과거의 기업 역사에서 마지막 승리의 월계관을 수여하는 주체는 바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김우중의 몰락을 둘러싼 숱한 의문에 답함과 동시에, 그로 인한 모든 책임 역시 시장의 주인인 국민의 몫임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입력시간 : 2005/08/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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