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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한국 '주도적 역할' 탄력받나

제4차 북핵 6자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에 머물고 있는 우리 대표단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회담이 개막되기 전부터 여타 회담 참가국들과 잇따라 양자접촉을 가지면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또 하나의 회담'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타 참가국들도 사전 접촉을 하고는 있지만 우리 대표단 만큼 활발하지는못한데다, 북핵문제의 실질적인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이 한국을 첫 양자접촉 대상으로 선정한 것만 봐도 우리의 역할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23일 베이징에 도착한 송민순 수석대표는 24일 김계관 북 수석대표를 만난데 이어 25일 오전에는 크리스토퍼 힐 미 수석대표와 회동을 가졌고, 뒤이어 사사에 겐이치로 일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개막식 직후에는 중국 및 러시아와 잇따라 만나 북핵문제의 실질적 진전을이루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처럼 우리나라가 회담 시작전부터 양자접촉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까닭은 `6. 17 정동영-김정일 면담'을 계기로 6자회담 장에 북한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된 `주도적인 역할'의 연장선에서 이해될 수 있다. 북핵문제는 북미간 현안이라며 그동안 한국을 배제시켜 온 북한이 `중대제안'을내세운 우리의 역할을 인정한 만큼 이를 이번 회담에서도 이어가려는 것이다. 24일 남북접촉에서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도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루려는 우리측의 의도에 일단은 부합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이해된다. 게다가 본회담 이후에도 남북접촉을 계속해서 갖기로 함에 따라 한국의 `이니셔티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거꾸로 북한 역시 우리측의 `주도적 역할론'에 화답한 것으로 해석돼 이번회담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적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은 회담 참가국 중 가장 빠른 22일 선양(瀋陽)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했는데도 불구, 중국을 제치고 우리측과 첫 양자접촉을 가진 직후 중국과 만났다는점은 이번 회담에서 남한의 역할에 어느 정도 비중을 두는 지를 짐작케 한다. 물론 남북접촉에서 우리의 `중대제안'에 대한 입장과 군축회담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않거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속해서 남북접촉을 하겠다고 한 만큼 앞으로 계속 접촉하면서 입장을 완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국 역시 진전된 남북관계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또 다른 지렛대로 삼으려는듯 북한과 만난 우리측과 첫 만남을 가진 것도 눈에 띈다. 게다가 한국과 긴밀한 협의를 해 온 미국이 본회담에서 제시할 대북제안 손질을위해 그 어느 관계국보다 우리측과 회담 직전까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역할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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