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공디자인에서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도시를 '비우는'것이 화두다. 이에 따라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지방자치단체들도 간판이나 가로등, 신호등, 도로표지판 등 도시 전체를 난잡하게 뒤덮는 가로시설물을 통합하는 '통합형' 가로시설물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소재 면에서도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과거의 철재 시설물은 쉽게 산화ㆍ부식돼 도시 미관을 해치고, 그 대안으로 등장한 스테인스틸 역시 고비용과 특유의 광택, 요란한 치장 때문에 지양해야 할 소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가로시설물의 소재의 한계성과 통합에 따른 고민을 한번에 해결한 것이 바로 원기업의'디자인 폴(design Pole)'이다. 디자인 폴은 비용문제와 가공 처리 때문에 장축이 불가능했던 자연석을 콘크리트와 혼합해 연마ㆍ가공하는 특허 기술로, 한국을 대표하는 자연석인 화강석과 고급스러움의 상징인 대리석 같은 자연석 그대로의 느낌으로 완성한 디자인 가로시설물이다. 디자인 폴을 개발한 원기업은 64년 국내 최초로 콘크리트 전주를 개발한 삼원기업을 전신으로 둔 회사다. 콘크리트 전주를 개발한 창업주 정신을 이어받아 신소재 개발에 힘써 온 원기업의 디자인 폴은 국내에서 많이 나는 석회석을 주원료로 사용해 소재 국산화율이 높고, 수명이 최소 50년 이상으로 경제적이다. 또한 자연석의 느낌은 도시적인 세련됨을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시와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니멀한 디자인도 돋보인다. 가로등과 도로표지판, 신호등, 배너를 동시에 설치할 수 있도록 일체화시킨 통합형 모델은 복잡해지는 도시경관을 간결하게 간소화하고, 시공 후 표지판이나 신호등 등의 목적이나 위치가 바뀐다 해도 기존 폴을 유지한 상태에서 금속 액세서리만 교체하면 다양하게 변신이 가능하다. 또한 벤치형 조명 볼라드는 볼라드이면서 조명 기능을 갖춘 벤치로서의 기능을 갖기 때문에 주민들의 휴식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환경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대표적 재활용 불가 제품인 와인병을 사용해서 만든 제품이라는 점. 와인병 재활용 제품과 LED 사용 등은 디자인 폴이 '에코(eco)'개념을 또 하나의 축으로 삼는다는 것을 반영한다. 디자인 폴은 앞서 '2009 공공디자인 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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