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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7월 3일] 떠난 자와 남은 자

SetSectionName(); [데스크칼럼/7월 3일] 떠난 자와 남은 자 강창현(산업부장) chkang@sed.co.kr 대우일렉트로닉스. 옛 대우전자다.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기 이전까지 대우제품은 백색가전의 대명사였다. ‘탱크주의’를 외치며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선 광고는 당시 장안의 화제였고 주부들에게는 최대 인기 상품이었다. 이후 대우일렉은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매각작업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고 이 와중에 많은 직원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갑자기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또 다른 고통으로 다가왔다. 올들어 대우일렉은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고 백색가전 전문기업으로 다시 탄생했다. 국내외에서 백색가전 부문은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조조정과정에서 또 많은 사람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떠나면서 남긴 e메일은 회사에 남은 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일단 공장 돌려야 회생 가능 “이제 떠날 때가 됐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대우그룹에 입사해서 우레탄 냄새 진동하던 인천공장에 출근해 어리숙했던 시간부터… 부평 품신연에서 냉장고ㆍ세탁기와 씨름하던 그 시절을 지나 마포에서 해외서비스 지원업무로 엉긴 채 살다 보니 어느새 스물하고도 몇해가 훌쩍 지나간 어느 잔인한 봄날…. 아직도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내 회사가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이제는 정말 떠날 때가 됐나 봅니다. 이 한 몸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들 중에 마지막으로 떠나는 것으로라도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떠나는 분들 모두 한결같은 마음이라 생각됩니다만 이제는 우리의 회사가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다시 일어설 겁니다. 그동안 보살펴주시고 동고동락을 함께 해오신 선후배 동료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쌍용자동차. 쌍용이 지난 1986년 동아자동차를 인수, 탄생했다. 1998년 대우에서 인수했고 외환위기 이후 대우차에서 분리, 우여곡절 끝에 2005년 중국 상하이차로 매각됐다. 쌍용차 대표 브랜드인 무쏘ㆍ코란도는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역사였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차업체들이 속절없이 쓰러지는 상황에서 쌍용차도 그 폭풍을 비켜가지 못했다. 결국 상하이차는 올 초 중국으로 떠나고 지금은 법정관리 상태다. 법정관리 과정에서 수백명의 희망퇴직자들은 자발적으로 떠났지만 회사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회사는 976명에게 해고를 통보했고 이들은 ‘부당하다’며 두달 가까이 평택공장을 점거한 채 농성 중이다. 한편에서는 해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모여 ‘일하고 싶다’면서 농성을 풀라고 맞서고 있다. 어제의 동료들이 이제는 해고자와 비해고자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받게 된 큰 이유는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지금 상황에서 쌍용차의 존속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6월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사상최대의 실적을 보였지만 쌍용차의 판매대수는 국내 197대를 포함, 217대 판매에 그쳤다. 해고자들 희망의 메시지 줘야 쌍용차의 공장 소재지인 평택 경제도 완전히 망가졌다. 20만명의 부품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쌍용차 사태가 이제는 경제적 논리로 풀 수 없는 단계로까지 확산됐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조합원이 쌍용차 농성에 합류, 점차 노동운동의 해방구로 변질되고 있다. 쌍용차가 다시 살 수 있는 첫 단추는 일단 공장을 돌리는 길이다. 해고자들은 회사에서 살아남은 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쌍용차는 미래는 점점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쌍용차 사태와 관련, “쌍용차가 자살을 하려고 한다”며 노사의 우선적인 자구노력을 주문했다. 자동차산업은 후방효과가 크다. GM이 어려워지면서 디트로이트의 경제 역시 파산상태가 됐다. 쌍용차의 자살은 평택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에 먹구름이 될 수밖에 없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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