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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실적호전 기대감을 타고 날아온 월가 훈풍을 타고 국내 금융시장이 11일 모처럼 활짝 웃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문제아인 씨티그룹이 5분기 연속 적자행진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에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단숨에 5~7%의 폭등세를 보였고 이에 힘입어 유럽 증시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어 열린 11일 유럽시장과 뉴욕시장도 장 초반부터 금융주가 연일 급등세를 지속하며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500지수는 이날 장 초반 각각 1%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뉴욕 증시 급등 소식에 11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40원50전 폭락한 1,471원으로 마감했다. 4일 연속 하락세로 고점 대비 125원 급락했다. 지난달 18일 1,468원 이후 한달 만에 최저치다. 환율이 급락한 것은 미 씨티그룹의 실적개선과 글로벌 금융위기 완화 가능성 등으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등, 투자심리가 안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역외와 수출업체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으면서 환율하락을 이끌었다. 코스피지수는 뉴욕증시 폭등과 환율 급락을 배경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5.31포인트(3.23%) 오른 1,127.51로 마감했다. 1,100선 회복은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이다. 일본도 4.55% 상승하는 등 대부분 아시아 증시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국내를 포함한 세계 증시의 일제 상승을 이끈 도화선은 씨티그룹이 올 들어 2개월간 190억달러(회사 추정치) 흑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이었다. 여기다 미 의회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매도 규제장치의 일종인 ‘업틱룰(Up tick)’을 재도입하기로 해 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여전히 안전투자처를 향한 자금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금융시장 전반의 해빙 가능성을 논하기는 섣부른 양상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379.44포인트(5.80%)나 폭등한 6,926.49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해 11월21일 494.13포인트(6.54%) 상승한 이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6.37%와 7.07%씩 상승했다. 이에 앞서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사내 회람용 메모를 통해 “올 들어 2개월간 190억달러(자산상각 이전 수치)의 이익을 냈고 지금은 2007년 3ㆍ4분기 이후 최고의 분기를 지나고 있다”며 흑자반전 가능성을 예고했다. 월가에서는 최대 부실 은행인 씨티그룹조차도 이익을 낼 정도라면 다른 은행들은 상황이 더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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