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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위로 못돼도 기쁨 전하는 시였으면…

이해인 수녀 시 전집 발간<br>암 투병중에도 밝은 모습


"(독자에게) 큰 위로를 주지는 못해도 작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시 한 편으로 기쁨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나아가 더 많은 국민들이 시를 읽고 더 행복한 세상이 되는 데 기여했으면 합니다."

이해인(68·사진) 수녀는 17일 전집 발간을 기념해 열린 간담회에서 이 같은 바람을 전했다. 이어 "한번도 훌륭한 시인이라거나 문학적 평가를 받는 것을 생각 못했는데 이렇게 전집을 내게 돼 사실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지난 1976년 '민들레의 영토' 이래 40여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해인 수녀의 시 전집이 2권(문학사상)으로 발간됐다. 그간 그는 각각 10여권의 시집과 기도서, 그리고 8권의 산문집을 펴내며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고 현재까지 500만부 가까이 팔렸다.

그는 간담회 내내 밝게 웃으며 가끔씩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2008년 암 수술 이후 아직 완쾌 진단을 받지 못했다. "항암 주사 30번, 방사선 치료 28번을 겪었지만 다들 그렇게 안 보인다고 합니다. 부모님께 받은 강한 유전자 덕분이기도 하고 '나만이라도 명랑하게 투명하자'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지요. 기쁘게 아프고, 암을 원망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병을 겪으며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더 헤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죽은 친구를 떠올리며 그가 하고 싶었을 말을 시로 쓰고 다른 아픈 사람들 마음에 들어가 대신 아파하며 써주는 느낌입니다. 역으로 그 고통을 승화시켜 기쁨으로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돼요."



이번 전집에는 10권의 순수 시집만을 모아 수록했다. 1권에는 '민들레의 영토'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가, 2권에는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작은 위로' '작은 기쁨' '희망은 깨어 있네' '작은 기도' 등이 실렸다.

또 책마다 30여컷의 사진이 실려 이해인 수녀가 살아온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지낸 어린 시절부터 열아홉살 수녀회 입회 때, 수많은 문인들과의 인연이 담겨 있다.

책 추천사에서 이어령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낮은 곳, 아픈 이들을 바라보는 그 지극함의 결이 곱고 따뜻하여 우리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에서 구원을 읽고 느낀다'고 밝혔다. 함민복 시인도 '그의 시편들이 열쇠가 돼 열어주는 영혼의 산책길에서 내 마음은 부지런히 부끄러웠다. 아, 이리 마음을 자주 만져보게 하는 시가, 쓸쓸하면서도 따듯한 마음의 노래가 어디 또 있었던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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