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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씨와 총선올인

외환위기시 `구조조정의 전도사`로 불렸던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청와대 비서실장 또는 경제부총리에 기용되는 방안이 3일 유력하게 떠올랐다. 그는 이순신 장군의 칼에 새겨진 `一揮掃蕩 血染山河`, 즉 `한번 칼을 휘두르면 산하를 피로 물들인다`는 말처럼 과감한 돌파력으로 빈사상태의 경제를 살렸던 인물. 청와대와 여당은 그를 영입해 국정을 일신하고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시장도 경제부총리와 대기업 최고경영자를 두루 거친 그를 “시장생리를 잘 안다”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물론 비서실장 카드에 대해 그의 카리스마 앞에 주요 경제라인의 기능과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람들간에 호흡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득이 될 수도 있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청와대와 여당이 야구로 치면 든든하게 안방을 지키는 포수를 얻게 되면 차제에 내각을 `총선 올인(all in)` 전략에 내몰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경제부처 수장인 김진표 부총리와 김광림 재경부 차관의 출마가 사실상 확정됐고, 권오갑ㆍ변재일ㆍ김정호 전 차관이 여당행을 택했다. 권기홍 노동장관, 이영탁 국조실장, 한명숙 환경부장관 등도 출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장ㆍ차관급 인사들이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민생투어에 잇따라 동행하는 것도 심상치 않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도 `가재는 게편`이라는 식으로 올인 전략에 동조하는 듯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무조건 `선심행정`으로 몰아붙일 일은 아니지만 최근 ▲8,300여만평 군사보호구역 해제 또는 완화(국방부) ▲공공부문 추가 일자리 창출 8만개로 확대(재경부) ▲근로자 정년 60세 의무화(노동부) 등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정책들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경제를 살려야 할 정부가 `총선`이라는 변수에 따라 혼선을 빚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 청와대와 여권은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마라`는 격언을 새겨야 될 때다. 이 말은 대선자금 청문회를 하자면서 `제눈의 대들보는 애써 외면하는` 야당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고광본 사회부 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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