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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시작부터 흔들리는 모태조합운용위

이상훈 기자<정보산업부>

지난 4월1일 모태조합운용위의 첫 상견례가 끝난 후 한 위원이 들려준 후일담. “다른 분들은 모태펀드의 투자관리 기구에 대한 스토리를 다 파악하고 계시더군요. 저는 처음 듣는 얘기였는데….” 모태펀드 운용에 관한 중요한 사안을 심의, 의결할 운용위 구성원의 발언치고는 너무 안일해 상당히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8일. 운용위는 두번째 모임을 갖고 투자관리 기구의 운용 주체 등에 관한 이견 조율을 시도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는 당연한 결과처럼 보였다. 일부 위원의 경우 현안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고 운용위가 결성된 지 열흘도 안돼 중기청장에게 건의할 자문안을 완성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시장에서는 2차 회의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중소기업청이 투자관리 기관으로 다산벤처 기능을 일부 흡수한 전담기관을 신설할 것이라는 ‘확인된’ 소문이 나돌았다. 운용위 입장에서는 자문안을 내놓기도 전에 결론부터 공개돼버린 셈. 아니나 다를까 운용위는 2차 회의 직후 더 이상의 논의 없이 토론 내용을 중기청장에게 건의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전해졌다. 전후 관계를 보면 운용위를 소집하기 전에 이미 결론은 나왔고 ‘중기청장이 운용위의 자문안을 참조해 결정한다’는 절차를 지키기 위해 자문안이 서둘러 의결됐다는 느낌이다. 묻고 싶은 것은 운용위가 자문 역할에 정말 충실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견이 조정되지 않은 자문안에 ‘만족’함으로써 ‘중기청장의 뜻에 일임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짙다는 얘기다. “모태 관련 법이 시행된 마당에 ‘속도’를 냈다. 어차피 의결 권한이 아닌 자문 역할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는 운용위 관계자의 발언 또한 권한과 책임을 다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 시작부터 원칙 없이 흔들리면 ‘거수기’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밖에 없다. 출발선에 선 운용위가 조직에 부여된 막중한 역할에 대해 곰곰이 되새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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