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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7일] 신용융자 주의보
입력2009-07-06 17:55:04
수정
2009.07.06 17:55:04
초보 전업투자자 김모씨는 얼마 전 매수 종목을 물색하던 중 한 증권사가 제시한 T사에 관한 리포트를 보게 됐다. 업황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2ㆍ4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 담겨 있었다. 보고서가 발표된 당일 주가흐름도 좋았다.
이에 동한 김씨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신용매매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김씨는 T사 주식을 살 수 없었다. T사에 대한 신용융자 한도가 이미 증권사 설정액을 초과했기 때문이었다. 현금만으로 주식을 살까 고민하던 김씨는 결국 신용매매가 가능한 다른 종목을 찾아 나섰다.
개인들의 주식 투자 행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그중에서도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매매다. 코스콤에 따르면 연초 1조4,790억원에 불과했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3일 현재 3조9,321억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6개월 만에 161%나 급증한 셈이다.
신용 잔고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증권사의 신용 한도를 채운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김씨가 사지 못한 T사 주식이 바로 그랬다. 증권사들은 종목별로 신용 한도를 설정하는데 신용융자 한도가 꽉 찰 경우 해당 종목에 대한 신규 신용매매가 불가능해진다.
지난해 혹한기에 온갖 풍파를 겪었던 개미들로서는 오랜만에 찾아온 반등기를 무심코 흘려보낼 수 없을는지도 모른다. 과열 진단에도 신용매매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에는 이미 불나방으로 변신한 개미들의 자산 회복 욕구가 짙게 서려 있다.
그러나 섣부른 신용매매는 개미들에게 약이 아닌 독이 되기가 일쑤다. 이유는 간단하다. 주가가 오를 만하면 쏟아지는 차익 매물 탓이다. 일정 기간 내에 반드시 매도를 해야 하는 신용매매의 특성상 신용매매 비율이 높은 종목일수록 물량 부담은 그만큼 커져 주가 흐름이 왜곡되는 것이다.
나흘이 지나는 동안 T사 주가는 10% 가까이 급등했지만 곧바로 절반이나 급락했다. 극히 일부의 발 빠른 개미들은 급등 국면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익실현 기회를 놓친 남겨진 개미들은 언제일지도 모르는 반등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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