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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들여다 보기] 아르헨티나 할머니

'행복한 상처 치유기' 고독한 현대인에 감동<br>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 민음사 펴냄


서점에 나온 지 한달 남짓한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 '아르헨티나 할머니'가 팔려 나가는 속도를 보면 최근 회자되는 '소설의 위기'란 말이 무색해진다. 4월말 한국출판인회의가 집계한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20위 안에 든 책을 보면 여섯 권이 소설이다. 영화의 인기를 등에 업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가 2위에 올라있고 10위엔 제드 러벤펠드의 기가 막힌 극적 구성력을 자랑하는 '살인의 해석'이 버티고 있다. 그 바로 밑 11위가 '아르헨티나 할머니'다. 그 뒤를 이어 김훈과 은희경의 소설 '남한산성'과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가 이름을 올렸고 오쿠다 히데오의 명랑 쾌활한 소설 '공중그네'는 15위로 위세가 조금씩 떨어지는 듯하다.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작가의 무게에 비춰 봤을 때 어느 정도 짐작했지만 확실히 그녀의 흡입력은 예상을 넘어선다. 일본 소설의 인기를 언짢은 모습으로 보는 평론가들도 있지만 독자들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독자의 감성은 어찌 보면 얄팍하지만 적어도 시대의 흐름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면에서 평론가들보다는 반걸음 앞서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인기 원인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행복한 상처 치유기'로 표현되는 그녀의 소설 주제 속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사실상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키친'부터 시작해 '하치의 마지막 연인''슬픈 예감' 등을 거쳐 '아르헨티나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세상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상처를 담담하면서도 행복하게 이겨내는 과정에 관심을 두고 있다. 별의별 상처를 안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이 힘을 발휘하는 이유다. 열 여덟 살 소녀에게 문득 다가온 어머니의 죽음과 늙은 탱고 선생 '아르헨티나 할머니'와 동거를 하며 그 아픔을 이겨내는 아버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안으로 삭였던 자신의 상처를 들추어 내며 스스로 치유해 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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