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기업들의 '공짜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소비자들의 공짜 심리를 활용해 부진을 타개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경기불황에다 환율 폭등세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자 정수기 공짜 렌탈 서비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외식업계도 무료 리필이나 공짜 증정을 늘리고 있다. 또 식품업체가 제공하는 공장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소비자들도 몇 달새 급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공짜경제 시대가 오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2~3년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확산되면서 공짜경제(Freeconomics)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들의 공짜 심리와 실질구매력 약화, 정보력 증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IMF외환위기 당시 가격 부담이 큰 정수기를 사는 대신 빌려주는 렌탈 마케팅을 도입해 공전의 히트를 친 웅진코웨이는 오는 21일부터 '정수기 무료 렌탈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서비스는 정수기를 렌탈하는 고객이 웅진코웨이와 외환카드의 제휴 카드인 '패이 프리(Pay-Free)' 카드를 발급 받아 월 30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외환카드측이 2만5,000원에서 최대 3만원까지 현금을 고객 통장에 넣어주는 방식이다. 정수기 월 평균 렌탈비용이 2만4,500원선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사실상 공짜로 정수기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인터파크는 배송비 프리(Free)를 선언하고 파격 이벤트를 실시한다. 오는 21일까지 1,000원 미만의 초저가 상품도 상관없이 패션의류 전 상품을 대상으로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인터파크INT 쇼핑부문 이상민 본부장은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고객들의 가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및 화장품업체들도 최근 덤 증정행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생활용품업체 CJ 라이온은 오는 16일부터 이마트에서 '덴트랄라 아미노 치약(120g)' 3개 묶음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같은 제품 3개를 공짜로 증정하며 '덴트랄라 플라그 제로 칫솔' 3개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도 역시 칫솔 3개를 추가로 제공한다. 이 행사는 제품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계속 진행된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샵 '아리따움'은 10월 한달 동안 '마몽드' 핸드케어 제품을 구매하면 한 개를 공짜로 증정한다.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는 10월말까지 '맥주와 와인 무한리필' 행사를 실시한다. 이 행사기간동안 5,900원만 내면 하이트 생맥주를 100분간 무한대로 먹을 수 있고 9,500원에 하우스 와인을 100분 동안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식품회사 공장견학 프로그램은 직접 공장의 위생시설 등을 직접 확인하는 동시에 생산 제품을 공짜로 선물 받고 여행 기분도 즐길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주부들 사이에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대상F&F의 '종가집 김치' 횡성공장을 찾은 방문자수는 800여명으로 2개월 전인 7월에 비해 60%나 늘었다. '해찬들' 논산공장과 진천 신선ㆍ육가공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CJ제일제당은 이 달 들어 신청자가 전월 대비 3배 가량 증가한 데 힘입어 최근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즉석에서 요리해 먹는 '쿠킹 클래스 요리교실'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풀무원 샘물은 10월 한달동안 직장인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은 풀무원 워터라인 받는 날'이라는 이벤트를 실시, 홈페이지에 사연을 보내 '워터라인 체험단'으로 당첨되면 총 40명에게 워터라인 2상자(0.5리터 20개)를 사무실로 배달해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