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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공급 대책불구 기업 목탄다

자금공급 대책불구 기업 목탄다기업들 정부대책 어떻게 보나 정부가 자금시장 기능복구를 위해 사모펀드 허용, 10조원 규모 펀드 조성 및 종금사 지원대책 등을 쏟아내고 있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정부의 각종 대책이나 처방이 단기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막힌 곳이 너무 많은데다 금융권은 여전히「처방전의 효과가 입증되고 나서 치료에 들어가겠다」고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시장 경색의 핵심인 투신권 역시 좀처럼 무기력증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탈진 직전의 기업들= 자금시장은 물길과도 같아 어느 한 곳이 막히면 짧은 시간에 모든 통로가 경색되는 반면 이를 뚫기 위해서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시장이 선순환할 시점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기업들은 현재 하루하루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는데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최근 삼성, LG, SK, 롯데와 같이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초우량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에 대해 예외없이 만기 채권의 100%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회수가 성공하면 다행이고 실패한다 해도 50%가량은 악착같이 받아내겠다는 자세다. 특히 기업어음의 경우 1~2개월 단위는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최근에는 7~15일짜리 초단기 어음만이 그나마 차환용으로 발행될 뿐이다.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바짝 말라붙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A그룹 관계자는 『하루하루 힘들게 모아봤자 모두 CP상환에 빨려들어가고 있다』며 『자금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피가 마를 지경』이라고 털어놓았다. ◇채권 만기구조를 개선시켜라=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대략 28조원 가량. 이 가운데 7월 만기 회사채는 5조5,000억원으로 6월 만기분보다 두배가량 많다. 특히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가운데 35%가량은 투기등급인 「BB+」이하 채권들이다. 정부가 채권 인수를 위해 긴급정책을 마련한다 해도 금융기관들이 투기등급 회사채를 상환받은 자금으로 국공채나 초우량 등급 회사채 투자에 집중한다면 부익부 빈익빈현상만 가중할 뿐이다. 기업들은 정부가 현재의 자금 경색에 대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돌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을 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B기업의 자금담당 임원은 『자금시장 시스템을 개선해 최근과 같은 마찰적 자금위기를 방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장 도움이 되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루하루 돌아오는 채권만기구조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체력을 갖출 수 있을 때까지 긴급수혈을 해달라는 요청이다. 또 다른 B기업의 관계자의 말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는『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모두 외환위기직후 한꺼번에 발행된 것들』이라며 『비상사태에 따른 비상수단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 차원에서 만기 구조를 안배해주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쉽게 말해서 만기 채권이나 CP에 대해 6개월 또는 1년간의 자동연장 조치를 취해달라는 이야기다. 재계는 이 밖에 은행의 투신상품 투자에 대한 BIS가중치를 하향 조정하고 회사채 보증한도를 확대해주며 나아가 은행의 BIS평가를 당분간 유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입력시간 2000/06/21 18:5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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