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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연내 60달러 돌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가 강세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다. 특히 생산이 올해 피크에 달하고 달러화 약세를 틈탄 펀드 자금이 급속히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의 중간유분 재고 감소와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세계 석유수요전망 상향 조정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급등세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 주말 미국 동북부 지역 기온이 평균 6~10도 정도 내려가면서 난방유 수요가 급증한 데다 올해 세계 석유수요 전망치가 중국의 영향으로 하루 20만배럴 가량 상향 조정되면서 유가가 상승탄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유가하락을 유도할 만한 힘과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수요가 단시일내 급감하지 않는 한 가격 하락을 기대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러한 상승세가 2008년까지 계속되는 등 장기화 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는 유가가 올해 연평균 43.25달러를 돌파한 후 2008년에는 46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고 JP모건 역시 올해 연평균 유가를 45.2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구리ㆍ아연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도 세계 경기회복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이들 제품의 가격 폭등도 역시 국제시장에서의 수급불균형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요량 급증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경기, 특히 미국ㆍ일본ㆍ중국 등 세계 경제대국들의 경기가 점차 회복국면에 들어서면서 수요가 최근 2년간 두 배 각량 증가하는 등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고량이 줄어들자 투기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원자재값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인테리어디파트먼트 지오그래피컬 서베이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제련소의 구리 보유분은 2003년 말 65만6,000톤에서 지난해 11월 12만7,000톤으로 급감했다. 브그테일 JP모건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3주 동안의 세계 구리 수요량은 지난 2003년초 6주간의 수요를 조금 넘는 등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폭등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계속되고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수지 적자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는 한 장기적으로 가격 급등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팀 에번스 IRF마켓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구리의 가격 폭등은 계절적 수요와 관련이 있다”면서도 “지금 재고수준이 매우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수급불안이 예상 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한 시스템펀드 매니저는 “구리의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며 “앞으로 톤당 3,7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분석가들은 국제 유가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구리ㆍ니켈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경기가 ‘더블 펀치’를 맞고 있어 경기 회복세가 다시 꺾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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