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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미래다] 현대차그룹, '스펙' 틀 벗어나 창의력·인성 중심으로 채용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열린 현대차 잡페어(채용 박람회)에 참가한 대학생 구직자가 회사 관계자로부터 취업 관련 조언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 2012년 현대차가 경기도 남양연구소에서 개최한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행사가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이라는 원칙을 기본으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인재육성 전략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적인 '스펙'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개념의 채용 방식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역량과 가능성을 가진 인재들을 선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부터 4년제 정규대학 3~4학년 학위 취득 예정자 혹은 기졸업자인 입사 희망자들이 언제나 입사지원서를 등록하고 수정할 수 있는 '신입 상시 채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대차의 신입 상시채용 시스템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희망하는 직무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로, 틀에 박힌 공채로 인해 많은 구직자들이 불필요하게 시간과 노력을 쓰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도입한 제도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작년 6월부터 인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방식의 장기 채용 프로그램인 'The H'도 시행하고 있다. The H는 △인사 담당자들이 캠퍼스를 비롯해 대학생들의 생활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참여자를 발굴하는 '찾아가는 캐스팅' △월별 특정 주제에 따라 지원서를 제출, 선발된 대학생들이 직접 현대차 H상담센터로 방문해 인사담당자와 토론하는 '찾아오는 캐스팅'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과정을 통해 최종 캐스팅된 대학생들은 4개월간의 집중적인 인성평가를 통해 신입사원으로 채용된다.

기아차 역시 올 상반기부터 대졸 신입을 위한 연중 상시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기아차는 모집 분야를 직무 성격에 따라 K·I·A 인재군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맞춤 전형을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는 △창의력과 도전 정신이 중요한 상품·마케팅·해외영업·국내영업 부문은 'K(Kreative) 인재군' △현장과의 소통과 협업이 중요한 생산기술·생산공장·품질·구매 부문은 'I(Interactive) 인재군' △상황 대응 능력과 문제 해결력이 중요한 경영지원·재경·홍보·정보기술(IT) 부문 등은 'A(Advanturous) 인재군'으로 분류해 선발한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들어 인재 육성의 주요 키워드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역사와 인문학이다. 정몽구 그룹 회장이 글로벌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으며, 역사교육을 통한 직원들의 투철한 역사의식 함양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직원들의 역사 의식 함양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해외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을 비롯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학 교수 등을 초빙해 '역사 콘서트'라는 이름의 역사 강의를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뛰는 해외 직원들이 역사를 공부하고 고민하며 스스로의 역사관을 확립하는 것이 회사의 위상과 역할을 인식하는 출발점이며 또한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갖추는 데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 기획됐다. 지난해 하반기 대졸공채의 인적성검사(HMAT)부터 역사와 관련한 에세이를 쓰는 문제를 출제해 이공계 학생들에게 한국사 교육과 인문학적 소양 강화를 강조하며 인문학과 이공계의 통섭을 시도하고 있는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채용 과정에서 역사관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입사원 교육에서부터 토론식 학습을 통해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공부하고 시사점을 얻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입사 후에도 체계적인 역사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처럼 다양한 방면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 시스템도 튼실히 갖추고 있다. 지난 2003년 인재개발 분야를 통합해 출범한 현대·기아차 인재개발원은 마북·파주·오산·천안·남부 등 총 5개의 연수원을 운영 중이다. 2005년부터 인터넷 기반의 교육시스템을 마련하고 2007년에는 역량 기반의 평가 및 교육제도를 도입했다. 주요 교육과정으로는 직급별 핵심역량과 업무능력을 함양하는 직무교육,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 우수선발교육, 임원역량을 강화하는 임원교육 등 전사 공통과정과 일반직·연구직·생산직·영업직·정비직 등 직군에 따른 부문별 직무교육으로 이원화해 운영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해외 시장의 규모가 갈 수록 커지면서 국내 임직원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어학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사이버 학습과정에 영어·중국어 등의 어학 과정을 대폭 늘리고, 본사 사옥에는 원어민들이 상주하는 영어학습센터 'Y.E.S(Your English Square)'를 운영하며 오프라인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석·박사 선발… R&D 인력도 강화



나윤석 기자

현대·기아차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재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부터 해외 석·박사 및 경력사원을 대상으로 한 채용 프로그램인 '현대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을 업계 최초로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채용과정의 실무면접을 대신해 자신의 주전공을 활용한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도 R&D 인재 발굴을 위한 행사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대학(원)생들이 직접 자동차 실물을 제작해 겨루는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은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직접 자동차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1995년 처음 마련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0년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에서 완성차 업체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자동차'라는 연구테마로 실제 차량을 제작하는 방식을 도입한 바 있으며 참가팀들은 연구용 차량 및 연구비(최대 9,000만원)를 제공받는 것은 물론 기술분야별 자문 연구원과 함께 연구 개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얻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올해부터 'H-엔지니어 아카데미'라는 행사를 통해 R&D 설계분야 전문가를 본격 육성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학생은 3개월간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자동차 설계 전반 대한 기초 교육을 받고 R&D 전문가들에게 실무지식을 배우게 된다.

R&D 분야 인재와 함께 시대 흐름에 발맞춘 온라인 교육 강화도 현대차그룹의 최근 관심사 중 하나다. 사이버대학에 버금가는 규모와 양질의 콘텐츠를 자랑하는 현대차의 'e-캠퍼스'는 어학·직무·마케팅·자동차 강좌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어학 강좌의 경우 'HK-어학당'이라는 별도의 공간을 통해 영어·중국어·일어·불어·러시아어·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를 공부할 수 있어 직원들의 호응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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