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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도 구조조정 칼바람

美기업도 구조조정 칼바람 [월가 리포트] 2001년 미국은 'R'로 시작된다. 첫번째 R은 공화당(Republican)으로 8년만에 백악관을 접수한다. 다른 R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경기둔화로 인해 기업들의 구조조정(Restructuring 또는 Re- engineering)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불황(Recession)이 닥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연착륙(소프트랜딩)을 자신하면서 불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기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이미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있다. 18일 미국 최대 건강보험회사인 애트나와 세계적인 소비재회사인 질레트는 대대적인 인원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계획을 밝혔다. 애트나는 전직원의 13%에 이르는 5,000명을 감원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의료보험 부문에 대해 보험료를 인상함으로써 거래 고객 200만명을 줄일 계획이다. 듀라셀 배터리, 오럴 B 칫솔, 브라운 전기면도기, 질레트 면도기 등으로 유명한 질레트사는 전직원의 8%인 2,700명을 해고하고 8개 공장, 13개 유통센터를 폐쇄하기로 했다. 이들은 해고 통지를 내년 초에 보낼 계획이다. 애트나와 질레트의 직원들은 올 연말을 마음 편하게 지내지 못할 처지다. 미국 기업들의 해고방식도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정리해고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요즘은 보상금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달 실적부진으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경우 '20분전 해고통지'로 직원들을 경악케 했다. 인사 담당자의 해고 통지 전화를 받으면 20분 안에 사무실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료 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할 틈도 주지않았다. 이처럼 냉정한 구조조정, 인력감축이 월가에서는 환영을 받고 있다. 18일 애트나의 주가는 3.81달러, 11.5%나 급등한 36.81달러로 뛰었고, 질레트의 주가도 1달러, 3% 오른 34.81달러를 기록했다. 물론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이 곧바로 주가상승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닷컴기업들의 경우 올들어 직원을 크게 줄였지만, 이는 회사의 암울한 장래를 반영한 것으로 여겨질 뿐이었다. 하지만 애트나나 질레트에서 볼 수 있듯 최악의 상황을 맞기 전에 서둘러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할 경우 월가의 자본가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사람을 자르면 주가가 오르는'월가의 풍토에 개탄할 일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가 살아나고,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일자리가 생긴다는 단순한 논리에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주주가 최고인 월가식 자본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회사가 망하기 전에 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만이 회사와 노동자가 함께 살 길이라는 냉정한 논리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세상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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